영화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흥미로운 트리비아를 공개한다.  / 쇼박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흥미로운 트리비아를 공개한다. / 쇼박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올해 개봉작 중 최단기간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독보적인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 의도가 엿보이는 흥미로운 트리비아를 공개한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너의 이름은.’(2017)으로 379만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다.

앞서 일본 개봉 당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 중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물론,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8일 스크린에 걸린 ‘스즈메의 문단속’은 개봉 첫날부터 지난 22일까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개봉 13일 만인 지난 20일 올해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지난 22일 기준 누적 관객 수 214만1,388명을 기록했다.  

스즈메의 이름이 얽힌 비하인드. / 쇼박스
스즈메의 이름이 얽힌 비하인드. / 쇼박스

◇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반려묘,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 이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 마지막 편이다. 세 작품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내세워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주인공 이름을 영화의 제목으로 지은 것은 ‘스즈메의 문단속’이 처음이다. ‘스즈메’라는 이름은 한국어로 ‘참새’를 의미하는데, 감독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참새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상징하고자 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반려묘 이름도 ‘스즈메’라는 것이다. 그는 “‘스즈메의 문단속’을 만드는 도중 고양이를 입양하게 됐는데, 작품의 이름을 따서 ‘스즈메’라고 이름을 짓게 됐다”고 전했다. 

◇ ‘다이진’을 고양이로 설정한 이유

재난의 문을 막고 있던 요석, ‘다이진’을 고양이로 설정한 이유도 흥미롭다. 스즈메가 일상을 상징한다면 다이진은 자연을 상징하는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고양이가 변덕스러운 자연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인간의 눈에 자연은 굉장히 변덕스럽다”며 “아름답게 보이다가도, 쓰나미처럼 어느 순간 무시무시하게 인간을 덮쳐오기도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고양이의 성격이 그런 자연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소타는 왜 다리가 세 개인 의자로 변했을까.  / 쇼박스
소타는 왜 다리가 세 개인 의자로 변했을까. / 쇼박스

◇ 소타 주문에 담긴 감독의 바람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기 위해 여행하는 청년 소타는 주문을 외우며 문을 닫는데, 그가 외우는 주문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직접 만들었다. ‘아뢰옵기도 송구한 히미즈의 신이여’로 시작하는 주문의 앞부분은 실제 일본 신사에서 주로 하는 표현으로, 이 주문을 토대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자신만의 새로운 주문을 탄생시켰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 주문에 간절한 바람도 담았다고 했다. 그는 “주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강한 바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어떤 평화를 굉장히 원할 때 혹은 엄청난 재해 속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하거나 바라는 일밖에 없다. 그런 기도나 바람의 메타포로 이 주문을 넣었다”고 말했다. 

◇ 소타가 변한 의자의 다리는 왜 세 개일까

소타는 다이진의 저주로 의자로 변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와 함께 다니는 존재가 따뜻하고 귀여웠으면 해서 의자를 택했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리가 세 개인 설정에 대해서는 “쓰나미가 왔을 때 떠내려갔다가 찾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재해의 피해로 다리가 하나 없어진 것이기도 하고, 움직임이 코믹하기 때문에 영화의 온도를 올려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의자는 스즈메의 엄마가 스즈메를 위해 만들어 준 하나뿐인 의자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의자의 다리 개수를 스즈메의 결핍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했다. 엄마를 잃어버린 스즈메의 상처를 내포하는 동시에 재해의 상처를 상징한다. 의자와 함께 한 여정의 끝에서 스즈메는 비로소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자신의 상처를 마주 보게 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들의 동행을 통해 재해의 상처를 안고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일별 박스오피스
2023.03.23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