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청 의혹’에 처음 입장 밝혀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한미동맹은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 하는 관계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16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달 말 있을 방미(訪美)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어 “한미는 이해가 대립하거나 문제가 생겨도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 회복력 있는 가치동맹이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최근 불거진 미국의 도청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 미국 도청 의혹에 대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대통령실은 미국의 도청 의혹에 대해 ‘한미동맹의 신뢰관계는 굳건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것’ ‘사실관계 파악 후 설명과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사소한 문제로 대립할 이유가 없다며 국민에게 이해를 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도청 논란 관련해서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이해해도 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형제가 여러 가지 이유로 싸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좀 다툰다고 해서 형제 관계가 아닌 건 아니고, 가족이 아닌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 도청 의혹과 관련됐다는 점을 긍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동맹이라는 게 모든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는 없다. 아무리 동맹이라도 경제든, 다른 사안이든 이익이 부딪칠 수가 있다”며 “그렇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이견을 극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그 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윤 대통령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바로 그런 동맹이라는 거고, 만약에 어떤 두 나라가 상호 이해만 놓고 결합한 관계라고 하면 작은 다툼으로도 그 관계가 흐트러질 수도 있지만 한미동맹은 그걸 초월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큰 가치 아래서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작은 오해나 다툼이나, 이해충돌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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