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맹비난을 쏟아냈다. 송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이 국민적 의혹은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칭찬 일색’인 민주당에 대해서도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쏘아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송 전 대표의 입장문 발표는 반성과 책임이 빵점”이라며 “핵심은 외면하고 감성에만 호소하는 민주당 전 대표의 파리 신파극은 민주당의 심각한 도덕 불감증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돈 봉투 의혹에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속한 귀국을 통해 검찰 조사에 응하고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지만, 그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이 사안을 덮기에만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전혀 몰랐다'며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은 파리에서의 개인 일정, 소신 등을 피력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며 “위장 탈당이 습관화된 민주당에서 송 전 대표의 임시 탈당은 책임지는 자세가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 자신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녹취록에 비춰볼 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탈당하겠다고 했지만 법안 통과를 위해 편법 탈당, 여론 호도용 면피성 탈당을 반복해 온 민주당이기에 국민들은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또 무슨 꼼수를 쓰려는 것 아닌지 의심만 들 뿐”이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송 전 대표의 ‘결단’에 대해 칭찬의 목소리를 높이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청빈까지는 말하기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고 했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페이스북에 “역시 큰 그릇”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이에 김 대표는 “그 정도 돈 봉투를 가지고 뭐 그리 시끄럽게 떠드냐고 국민들에게 야단을 치는 듯하다”며 “단군 이래 최대 권력형 부정부패 혐의의 주인공인 이재명 대표에 대해 방탄에 여념 없는 민주당 시각에서 봤을 땐 송 전 대표의 비리혐의는 별것 아니라고 여겨지는지 몰라도 상식을 가진 일반인의 시각에선 비리에 둔감한 민주당 저변의 심각한 도덕 불감증을 여실히 느끼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도 “큰 그릇이니 물욕이 없다느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느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며 “지금 민주당과 송영길 전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변명과 허언으로 국민을 오도할 것이 아니라 검찰수사에 전면 협조하고,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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