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가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추진 중이다. / 에디슨모터스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가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추진 중이다. / 에디슨모터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파란만장한 행보를 이어온 에디슨모터스가 또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마주했다. 앞서 인수를 추진한 바 있는 KG모빌리티(당시 쌍용자동차)에 역으로 인수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돌고 도는 인연 끝에 옛 쌍용차와 하나가 돼 KG그룹 품에서 전화위복을 맞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KG모빌리티, 에디슨모터스 인수전 ‘유리한 고지’

지난달 26일, KG모빌리티는 기타경영사항 공시를 통해 “에디슨모터스의 M&A 공고 전 조건부 투자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부터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으며, 이를 관할하는 창원지방법원은 최근 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비공개 입찰을 실시한 바 있다. 입찰엔 KG모빌리티를 비롯해 중견기업 및 재무적투자자 3~4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써 KG모빌리티는 에디슨모터스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이번 에디슨모터스 매각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킹 호스 방식은 우선협상대상자를 먼저 선정한 뒤 공개입찰을 실시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공개입찰을 통해 더 좋은 조건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는 그대로 인수를 확정지을 수 있다. 더 좋은 조건이 제시되더라도 우선협상대상자가 그 조건을 수용해 인수를 확정짓는 것 역시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KG모빌리티와 에디슨모터스의 180도 달라진 입장이다. 에디슨모터스는 과거 KG모빌리티의 전신인 쌍용차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그것도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은 가까운 과거다. 당시 쌍용차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에디슨모터스는 2021년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지난해 1월엔 본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는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자금력을 둘러싼 논란과 인수대금 삭감, 경영권 개입 갈등 등 잡음이 끊이지 않더니 결국 지난해 3월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인수 절차가 무산됐다.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의 미래는 이후 완전히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쌍용차는 재차 매각 절차에 돌입해 KG그룹이란 든든한 모그룹 품에 안기게 된 반면,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했던 에디슨모터스는 거센 후폭풍을 마주했다. 인수를 주도한 강영권 회장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에디슨모터스와 관계사들은 회생절차에 돌입하거나 상장폐지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KG모빌리티의 에디슨모터스 인수 추진은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자동차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특히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에디슨모터스 입장에서도 KG그룹으로의 인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모터스는 1998년 출범한 한국화이바의 친환경차량 사업부를 전신으로 한다. 2009년 세계 최초로 전기버스 상용화에 나선 바 있으며, 이후 중국으로 매각됐다가 2017년 강영권 회장이 인수하면서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하고 사업도 적극 확대했다. 하지만 쌍용차 인수 추진이 무산되면서 최악의 위기를 마주하게 된 모습이다.

앞서 KG그룹 품에 안긴 KG모빌리티는 위기가 반복됐던 과거를 딛고 여러모로 안정을 찾았을 뿐 아니라 재도약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며 활기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 역시 KG모빌리티와 함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KG모빌리티 ‘기타경영사항’ 공시
2023. 4. 26.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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