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딛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국을 실무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최근 방미 당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의 발언을 상기시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조지프 나이 석좌교수와의 대담에서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는다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총리님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지 두 달도 안 된 사이에 한일관계도 본격적인 개선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며 “저는 과거 양국 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넘어 더 좋은 시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셔틀 외교의 복원에 12년이 걸렸지만 우리 두 사람의 상호 왕래에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새롭게 출발한 한일관계가 속도를 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방일은 한국 대통령의 양자 방문으로는 12년 만이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일본 총리로서 12년 만에 한국을 양자 방문하셨다”며 “좋은 변화의 흐름은 처음 만들기 힘들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대세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한일관계 흐름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실무방문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일본을 실무방문한 지 52일 만이다. 일본 현직 총리가 서울을 찾은 것은 2011년 이후 12년 만으로,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가 본격 재가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양 정상은 이날 오후 3시 50분쯤 소인수회담을 시작으로 오후 4시 36분쯤 확대회담에 들어갔다. 확대회담이 끝나면 한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정상회담 의제는 안보, 경제, 문화, 첨단산업, 과학기술, 청년·문화 협력 등 인적교류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엄중한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한일 간의 협력과 공조는 양국의 공동이익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면서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은 더 끈끈한 연대로 국제사회에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규모 6.5의 강진에 대해 “우리 국민을 대표하여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지역의 빠른 복구와 일상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을 봄에 도쿄에서 모신 후 이렇게 일찍 신록의 서울을 찾아 셔틀외교를 본격화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환대에 감사를 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회담에서 일한관계(한일관계) 강화 구축에 이어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며 “그때로부터 2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미 다양한 대화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확대회담에서는 양국 간 관계 진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며 “G7(주요 7개국) 히로시마 정상회의도 염두에 두고 북한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신 정세와 글로벌 공조에 대해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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