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기록하면서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기록하면서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986년 한국에 진출한 이래 37년 만에 사실상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어젖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맥도날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어 보인다. 적자와 자본잠식 등 성과보단 과제가 더 무거운 실적이기 때문이다.

◇ 거듭된 적자에 결국 자본잠식까지

지난 11일,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9,9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14.6% 증가한 것이자, 1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치에 해당한다. 이로써 한국맥도날드는 1986년 한국 진출 이후 37년 만에 사실상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가맹점을 포함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조1,770억원으로 2년 연속 1조원을 넘겼다.

이처럼 매출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지만 한국맥도날드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속을 따지면 아쉬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277억원의 영업손실 및 3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남겼다. 2021년과 비슷한 규모의 적자다. 특히 한국맥도날드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실적이 공개되기 시작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기간 한국맥도날드는 △2019년 440억원 △2020년 483억원 △2021년 277억원 △2022년 277억원의 영업손실과 △2019년 810억원 △2020년 661억원 △2021년 349억원 △2022년 3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든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미처리 결손금은 3,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늘었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지속된 원재료 가격 및 배달 수수료 등 외주용역 비용 인상과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산 식재료를 적극 활용하는 ‘Taste of Korea(한국의 맛)’ 프로젝트 확대와 더불어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제작한 직원 유니폼, 직영 레스토랑 전기 바이크 100% 도입, 대규모 정규직 채용 등 고객 중심 활동과 다양한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거듭된 적자에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실적 및 재무 흐름은 ‘수익성 개선’이란 한국맥도날드의 지속된 고민과 과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투자도 중요하지만,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기업으로서 존속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한국맥도날드의 매각이 추진됐다가 무산된 것도 이러한 고민과 과제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또한 이는 본사에 건네는 로열티라는 민감한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적자에도 불구하고 로열티 명목으로 620억원을 본사에 지급했다. 로열티가 손익과 무관하게 순매출액의 5%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맥도날드는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후발주자들의 공세가 매섭다. 한국맥도날드는 여전히 매출액 기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존재감이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정작 한국맥도날드 측은 지속된 적자와 자본잠식에도 의연한 모습이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적자 실적 개선 방안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러한 투자와 성장이 영업이익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맥도날드가 적자와 자본잠식이란 무거운 당면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국맥도날드 ‘2022사업연도 감사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511000159
2023. 5. 1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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