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가 운영 중인 요마트는 배달의민족의 B마트와 달리 2주에 하루 쉰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때문이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요기요가 운영 중인 요마트는 배달의민족의 B마트와 달리 2주에 하루 쉰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때문이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음식배달 서비스에서 출발한 배달앱 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기존에 구축해온 배달서비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배달 대상을 무궁무진하게 늘리며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유통업계 전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퀵커머스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국내 배달앱 업계를 선도해온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제각기 식재료와 생필품 등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을 단 시간 내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구축·제공하고 있다. 배달앱 업계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새벽배송 등을 앞세워 가파르게 성장해온 쿠팡이 배달앱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 경우다. 즉, 배달앱 업계와 유통업계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는 한편 퀵커머스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 B마트와 달리 요마트가 2주에 한 번 쉬는 이유

이런 가운데,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퀵커머스 시장 공략에 있어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B마트’는 초기부터 자체 물류거점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축해왔다. 반면, 요기요의 ‘요마트’는 협업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엔 나름의 배경이 존재한다. 요기요도 처음엔 자체 물류거점을 통해 요마트 서비스를 구축했다. 하지만 초기 투자 필요성으로 인해 서비스 확대가 더뎠고, 뜻하지 않은 매각 절차가 진행되면서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대신 요기요는 그보다 앞서 홈플러스와의 협업을 통해 선보였던 장보기 즉시배송 서비스에 더 주력했다. 

그러던 중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다. 요기요가 우여곡절 끝에 GS리테일을 새 주인으로 맞은 것이다. 배달앱 업계 2위 요기요와 편의점·SSM 등을 운영 중인 유통업체 GS리테일의 만남은 그 자체로 배달앱 업계와 유통업계의 허물어진 담벼락을 상징했고,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했다.

이후 요기요는 지난해 5월 요마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름은 같지만 서비스 구조는 앞서와 완전히 달랐다. 자체 물류거점이 아닌, GS리테일의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삼은 것이다. 덕분에 재론칭한 요마트는 큰 초기 투자 부담 없이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요마트는 요기요와 GS리테일이 창출한 시너지의 대표 사례이자 퀵커머스 시장의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업계를 넘나드는 협업이 예상되는 가운데, 큰 의미를 지니는 서비스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마트엔 남모를 고충이 존재한다. 과거 규제에 엉뚱하게 발목을 잡히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의 B마트는 요일에 상관없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된다. 반면, 요마트는 일요일이나 수요일 등 특정 요일은 2주에 한 번씩 서비스가 운영되지 않는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때문이다. GS더프레시가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에 적용되다보니, 이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요마트도 2주에 하루는 운영을 할 수 없다.

전통시장 등 영세소상공인을 위한다며 도입된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배달앱의 퀵커머스 시장 공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새벽배송 등을 앞세운 이커머스 업계의 등장 및 성장으로 크게 달라진 시장 상황, 동종 및 유사업계와의 형평성 등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문제다.

그렇다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거나 하소연하기도 쉽지 않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사회적으로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제도의 실효성 등 존폐 여부 문제는 도입 때부터 이어져온 해묵은 논란일 뿐 아니라 각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최근엔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다른 요일로 변경하는 것만을 두고도 일부 지역에서 극심한 갈등이 빚어진 바 있다.

엉뚱하게 희생양이 된 요마트의 모습은 요기요만이 아닌 우리 사회 모두에게 숙제를 안겨준다. 산업 전반의 변화가 갈수록 더 빨라질 전망인 가운데, 이에 발맞춘 적절한 제도 변화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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