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알뜰배달’ 서비스를 전격 도입할 방침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배달의민족이 ‘알뜰배달’ 서비스를 전격 도입할 방침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달앱 시장의 태동 및 성장은 여러 측면에서 커다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 단순히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일이 한결 편리해진 것을 넘어, 하나의 산업생태계를 일궈내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배달음식의 종류가 무궁무진해지고 품질이 향상됐으며, 생필품 등 다양한 상품도 간편하게 배달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자영업자와 배달원 등 여러 구성원들이 배달앱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

◇ ‘1건 배달’ 경쟁하던 배달앱 시장… 이제는 ‘묶음배달’이 화두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배달앱 시장에서는 각종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배달료다. 배달료가 꾸준하고 뚜렷하게 상승한 가운데, 각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논란이 거듭돼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배달앱 시장에 나타난 폭발적인 성장세와 치열한 경쟁은 배달료를 둘러싼 논란을 더욱 심화시켰다. 배달 인력 부족과 ‘1건 배달’ 경쟁 등으로 관련 비용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이는 최근 들어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면서 또 다른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종식 국면에 접어든 코로나19 사태와 물가상승 및 경기침체 여파로 성장세가 한풀 꺾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앞서 크게 불어난 배달료 부담은 배달앱 시장의 성장을 더욱 정체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국내 배달앱 시장을 선도해온 배달의민족의 행보가 눈길을 잡아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일 새로운 배달 서비스로 ‘알뜰배달’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배달의민족 자체 배달서비스인 ‘배민1’에 적용되는 알뜰배달은 배달원이 한 번에 한 건만 배달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동선이 가까운 것을 묶어 배달하고, 대신 배달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우아한형제들 측에 따르면, 알뜰배달을 이용할 경우 업주는 2,500원~3,300원(부가세 별도)의 배달료만 부담하고, 소비자는 2,000원 안팎을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주문 금액과 배달 거리, 주문 시간대, 지역 등에 따른 차이는 존재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알뜰배달은 그동안 배달의민족이 축적한 데이터 및 배달 효율화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닿을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제안한다”면서 “단건배달의 장점은 살리고 높은 배달 비용이라는 단점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뜰배달은 기존 배민1 한집배달과 동일하게 라이더의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고, 예상 도착 시간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배달과 관련된 고객 응대 역시 배민에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배달앱 시장 전반의 경향 변화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기존의 경쟁이 빠른 배달 및 1건 배달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비용부담 절감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배달앱 시장 후발주자로서 ‘1건 배달’ 경쟁에 불을 붙였던 쿠팡이츠 역시 조건부 묶음배달 서비스인 ‘최적화 배달’을 경기도 성남시 분당지역에서 지난해 말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한층 넓혀주는 것으로, 수요 및 반응이 상당할 전망이다. 굳이 빠른 배달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 및 메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업주 및 배달원 입장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소비자에겐 주문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지고, 업주에겐 주문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늘어나며, 배달원 입장에서도 기존에 없던 배달 형태가 추가됨에 따라 새로운 수익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배달료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달의민족은 알뜰배달을 다음달 중순 대구와 인천, 경기 일부 지역에서 시범 도입한 뒤 서비스 지역을 순차 확대할 방침이다. 배달앱 시장에 불어든 변화의 바람이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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