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으로는 ‘영업통’인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가 최종 낙점됐다. / 우리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장 인선 절차를 마무리했다. 차기 우리은행장으로는 ‘영업통’인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가 최종 낙점됐다. 기업금융 강화 등 다양한 과제를 마주하게 될 신임 행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 기업금융 명가 부활, 이끌까 

우리금융그룹은 26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열고 우리은행장 후보로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추천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24일에 우리은행장 후보군 롱리스트 4명을 확정하고 지난 2개월 동안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외부전문가 심층면접(1단계) △평판조회(2단계) △업무역량 평가(3단계)를 통해 숏리스트(최종 후보군) 2명을 추려냈고 이날 4단계인 심층면접을 통해 조 내정자를 최종 은행장 후보를 확정했다. 조 내정자는 내달 3일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된다. 

자추위 측은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은행장 선임기준을 ‘영업력’에 최우선적으로 뒀다”며 “이러한 선임기준에 따라 조병규 후보가 경쟁력 있는 영업능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고, 특히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추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1965년생인 조 행장 내정자는 서울 관악고, 경희대 경제학과를 나와 1992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옛 상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대기업심사부장), 강북영업본부장,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치면서 기업영업부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하던 시절인 2013년엔 전 은행 KPI(성과평가기준)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 비이자이익·조직쇄신·내부통제 강화 숙제  

자추위 측은 이러한 이력을 토대로 “조 내정자는 기업금융 강자로 우리금융을 도약시키겠다는 임종룡 회장과 원팀을 이뤄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조 내정자의 최대 과제는 기업금융 강화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기업영업 부문의 전통적 강자로 군림해온 곳이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시중은행 5곳 중 가장 많다. 다만 최근 경쟁 시중은행들이 기업금융 영업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절대적 강자의 입지가 다소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어왔다. 우리금융은 ‘기업영업통’인 조 내정자를 통해 명가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내정자 역시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名家)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비이자이익 강화도 차기 행장의 과제로 지목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10.3%에 그쳤다. 이는 하나은행(13.6%), KB국민은행(12.7%), 신한은행(11.6%)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계파 갈등 해소와 내부통제 강화도 조 내정자가 마주한 주요 과제다. 우리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은행이다. 우리은행 내에선 두 은행 출신의 보이지 않는 계파 갈등이 존재해왔다. 임종룡 회장이 이러한 계파 갈등 청산과 조직혁신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조 내정자가 이러한 해묵은 숙제를 잘 풀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자추위 측은 이번 인선을 결정함에 있어 조 내정자의 협업 마인드를 높게 샀다고 전한 바 있다. 자추위 측은 “그동안 우리은행 내엔 국민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조 내정자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중재안을 함께 도출하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온화하고 봉사하는 마인드를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우리금융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금융사건 사고로 조직쇄신과 내부통제 강화 요구를 받아왔다. 차기 행장으로 조 내정자가 발탁된 배경엔 그의 내부통제시스템 강화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추위에 따르면 조 내정자는 2018년 준법감시인에 선임돼 2년간 우리은행 준법감시체계를 확대 개편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2019년 자금세탁방지부를 자금세탁방지센터로 승격하고 국내은행 최초로 고객바로알기(KYC)제도를 도입했다. 또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준법지원부를 준법감시실로 확대하는 한편, 그룹장 직속의 준법감시팀을 신설하는 등 준법감시조직 개편도 주도했다.

과연 조 내정자가 임종룡 회장과 원팀 체제를 통해 우리은행의 도약을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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