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코스닥 상장사 꿈비는 최근 유무상증자를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 꿈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스닥 상장 유아용품 업체 꿈비는 지난 25일 ‘주요사항보고서’ 공시를 통해 유무상증자 추진을 발표했습니다. 꿈비가 상장을 전후로 여러모로 주목을 끈 바 있는데다, 상장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쏠리는 소식입니다.

꿈비는 왜 상장 과정에서 주목을 받았을까요?

꿈비는 2014년 설립된 유아용품 업체입니다. 후발주자임에도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변경 가능한 범퍼침대나 먼지끼임 문제를 해결한 유아용매트 등 차별화된 제품을 앞세워 입지를 다지는데 성공했죠. 이후 유아용품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했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12월엔 이를 통과하자마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죠.

그렇다고 꿈비의 상장 도전이 마냥 희망적이었던 건 아닙니다. 초저출생시대 속 유아용품 업체의 상장 추진인데다, IPO 시장 상황도 대체로 얼어붙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꿈비는 일각의 우려를 보기 좋게 깨버렸습니다. 흥행에 성공한 거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1,547.13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1,772.59대 1을 기록했습니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최상단을 넘어 확정됐고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화려한 흥행 스코어를 남기며 코스닥 상장사로 거듭난 꿈비는 주가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소위 ‘따상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고, 둘째날도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죠. 공모가 5,000원으로 지난 2월 9일 상장한 꿈비의 주가는 3월 27일 장중 한때 3만5,450원까지 올랐습니다.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7배가 뛴 겁니다. 비록 이후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그래도 공모가 3~4배 수준은 쭉 지켜왔습니다.

꿈비의 유무상증자는 어떻게 추진될까요?

일단, 유상증자가 먼저 진행됩니다. 청약 예정일은 다음달 19~20일입니다. 예정발행가액은 25%의 할인율을 적용한 1만3,460원이고, 150만주를 공모해 약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확정발행가액과 그에 따른 자금조달 규모는 추후 주가를 반영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고요.

이어 무상증자도 진행됩니다. 소유주식 1주당 0.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인데요. 신주배정일이 유상증자 납입일로부터 3영업일 뒤로 잡혀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도 무상증자에 자동으로 참여하게 되죠.

일련의 유무상증자 절차는 오는 7월 하순 경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꿈비가 유무상증자를 추진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주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꿈비는 이번에 확보할 자금의 사용처를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132억원은 시설자금으로, 68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책정했죠. 이 중 시설자금의 경우 스마트팩토리 신설에 투입됩니다.

꿈비는 앞서 상장 과정에서도 스마트팩토리 신설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요. 당시엔 총 약 15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는데, 여기에 일부 변동이 발생했습니다. 당초 계획했던 토지의 가격이 크게 상승해 부지를 옮겼고, 스마트팩토리 규모 또한 커졌다고 합니다. 꿈비가 유상증자에 나선 핵심 이유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주주들의 반응은 냉랭한 모습입니다. 유무상증자 계획 발표 이후 꿈비의 주가는 전일 대비 9.9% 하락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확인되는 반응도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주가치를 희석시킨다는 점에서 기존 주주에게 악재로 여겨집니다만, 상황과 내용 등에 따라 다르므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의 유상증자라면 악재로 해석되기 충분합니다. 반면, 성장 기대가 높은 부문에 대한 투자 차원이거나 외부 혹은 대주주 투자 차원의 유상증자라면 호재로 해석돼 주가 상승을 가져오기도 하죠. 기존 주주에게 우선 배정되는지 여부 등 배정방식부터 유상증자 규모, 자금조달 목적 등 여러 가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꿈비의 경우는 어떨까요. 우선 자금조달 목적은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뜻밖의 변수로 당초 계획이 다소 변경된 측면도 있지만요.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원가 절감뿐만 아니라 물류창고 공간 확보, 재고자산 부담 감소 효과가 기대되며 이를 통해 수익성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게 꿈비 측 설명이죠.

문제는 유상증자 방식과 시기 및 규모인데요. 꿈비의 이번 유상증자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특정 대상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제3자 배정방식이나, 기존 주주에게 유상증자 참여 기회를 먼저 제공하는 주주우선공모가 아니죠. 기존 주주 입장에선 주주가치 희석 우려만 있고, 별다른 혜택은 없는 유상증자인 셈입니다. 대주주 차원의 참여도 없고요.

또한 상장한지 불과 4개월만의 유상증자 추진인데다,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었다는 점도 주주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더욱이 꿈비가 이번에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고자 하는 자금의 규모는 앞서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2배에 달합니다. 

꿈비가 유상증자와 함께 무상증자 계획도 함께 꺼내든 것도 이러한 반발을 어느 정도 예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유상증자 참여 주주도 똑같이 무상증자에 참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존 주주들을 얼마나 달랠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남습니다.

꿈비의 유무상증자 계획이 무사히 성사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꿈비 ‘주요사항보고서(유무상증자 결정)’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525000438
2023. 5. 25. 금융감독워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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