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있다. / 뉴시스
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을 비판해 당내에서 공격을 받았던 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9일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며 쓴소리를 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새롭게 구성될 혁신기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정당 내 민주주의 회복이어야 한다”며 “동료를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민주당 내 인사들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라고 멸칭하는 인사들은 혁신기구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대학생위원회는 당내 혁신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30 청년세대가 더 이상 민주당을 떠나지 않도록 막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기자회견 이후 수많은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비난을 받고 대학생위원회가 외친 목소리는 내부 총질로 폄하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 목소리를 낸 시도당 대학생위원장들은 여전히 지역 당원들의 비난 대상으로 낙인찍혀 있다”며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된 것을 직접 경험하게 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양 위원장 등 대학생위원회는 지난달 12일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로 논란을 일으킨 김 의원을 비판하며 당 혁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그러자 당 홈페이지에 대학생위원회 모든 위원장의 직위 해제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강성 지지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에 양 위원장은 “다양한 목소리를 내부 총질이라고 규정하고, 동료라는 말은 수박이라는 멸칭으로 변모했다”며 “자기편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잘못도 정의로 둔갑해 버린다. 옳은 말을 하더라도 우리 편이 아니면 틀린 말이라고 한다”고 직격했다.

이어 “현재 민주당은 올바른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다른 의견을 관용하는 문화는 사라진 지 오래”라고 했다. 또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의 혁신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양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향해 당내 분열을 추동하는 형태를 단호하게 끊고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 양 위원장은 “다양한 구성원들이 혁신기구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과 계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 민주당에게 부족한 점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혁신기구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대표는 회의 후 ‘양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양 위원장의 말 중에 당내 민주주의를 확대해야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라며 “각자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명하고 그에 대해 반론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답했다. 

또 “당내에 문자폭탄이나 폭언 이런 표현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고 그에 대해서 제명 조치까지 한 사건들이 있으니 그 점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양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지도부 내에서 옹호가 나왔다.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양 위원장의 절박한 요청을 무겁게 여길 것”이라며 “발언 내용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서 민주당 대학생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선출된 양 위원장의 발언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 어떤 비난과 멸칭도 양 위원장에게 향하지 않길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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