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세원그룹 계열사이자 코스피·코스닥상장사인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은 지난 26일 나란히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도 결정에 대한 ‘주요사항 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 세원그룹
세원그룹 계열사이자 코스피·코스닥상장사인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은 지난 26일 나란히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도 결정에 대한 ‘주요사항 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 세원그룹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세원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각각 코스피·코스닥상장사인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은 지난 26일 나란히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도 결정에 대한 ‘주요사항 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이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을 매도한 건데요. 이는 코스피 공시규정 제7조와 코스닥 공시규정 제6조를 통해 규정된 의무 공시사항에 해당합니다.

주식 매도는 어떻게 이뤄질까요?

우선,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의 거래 상대는 각각 에스엔아이와 에스엠티입니다. 세원그룹의 비상장계열사이자, 각 사의 최대주주이기도 하죠. 세원정공의 최대주주는 에스엔아이, 세원물산은 에스엠티입니다.

거래 대상 주식도 각각 에스엔아이와 에스엠티 지분입니다. 세원정공은 에스엔아이 주식 39만주를 에스엔아이에게, 세원물산은 에스엠티 주식 47만7,000주를 에스엠티에게 매도했죠. 지분 기준으로는 각각 39%와 47.7%입니다. 거래대금은 각각 757억원과 784억원이고요. 거래는 오는 29일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이 같은 주식 거래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우선, 이번 주식 매도를 통해 700억원대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은 그 목적을 ‘경영 효율성 제고’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지난 1월 이뤄진 또 다른 주식거래와 떼어놓을 수 없는, 그 연장선상의 거래인데요. 

지난 1월 13일,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은 역시 나란히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 결정에 대한 ‘주요사항 보고서’를 공시한 바 있습니다. 당시 거래 상대방은 세원그룹 오너일가 2세인 김상현 전 세원정공 대표와 김도현 전 세원물산 대표였고, 거래 대상 주식은 에스엔아이 주식 39만주와 에스엠티 주식 47만7,000주였습니다. 단, 거래 대금은 0원이었는데요. 오너일가 2세 두 형제가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에 에스엔아이 및 에스엠티 주식을 무상으로 건네준 겁니다. 이어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은 이번 주식 거래를 통해 해당 주식을 현금화한 거죠.

이처럼 이번 주식 거래에 앞서 이뤄졌던 주식 무상 양도는 다시 세원그룹 오너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로 연결됩니다. 김문기 세원그룹 회장과 그의 두 아들은 승계를 위해 에스엔아이 및 에스엠티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유죄판결이 최종 확정된 바 있습니다. 김문기 회장은 징역 4년의 실형, 김도현 전 대표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김상현 전 대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죠.

김도현·김상현 전 대표의 주식 무상 양도가 이뤄진 것은 항소심 판결 직전이었습니다. 또한 세원그룹은 지난해 12월 오너일가의 업무상 배임 문제와 관련한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향후 법원 판결에 따른 손해배상을 위해 오너일가가 보유 중인 주식을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고, 그룹 전반의 거래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내부통제제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죠. 그리고 두 사람은 1심과 달리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이어 대법원에서 형이 최종 확정됐고요.

즉,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의 이번 주식 거래는 일감 몰아주기로 철퇴를 맞은 오너일가의 ‘뒷수습’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세원그룹이 온전히 정상궤도를 되찾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과정과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당장 오너일가의 손해배상은 물론 지배구조 등 전반적인 개선과 대내외 신뢰 및 안정 회복이 당면과제로 꼽히는데요. 나아가 수감 중인 김문기 회장과 두 아들의 경영복귀, 그리고 ‘합법적인’ 승계작업은 아직 요원하기만 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세원정공 ‘주요사항 보고서(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도 결정)’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626000345
2023. 6. 26.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세원물산 ‘주요사항 보고서(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도 결정)’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626000376
2023. 6. 26.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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