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코스닥 상장사인 손오공은 7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을 비롯해 6건을 공시했습니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손오공은 7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을 비롯해 6건을 공시했습니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스닥 상장 완구업체 손오공은 7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주주총회 소집 결의’와 4건의 ‘주요사항 보고서’ 등을 연이어 공시했습니다. ‘주요사항 보고서’ 중 1건은 유상증자 결정이고, 나머지 3건은 전환사채 발행 결정입니다. 하나하나 모두 중요한 사안에 해당하는 공시가 6개나 동시에 쏟아진 건데요.

각각의 공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6건의 공시가 나란히 가리키고 있는 건 손오공의 새 주인 맞이와 재도약 준비입니다. 

우선,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은 주식거래를 통해 최대주주가 바뀌게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손오공은 기존 최대주주가 김종완 대표였는데요, 그가 보유 중인 주식 전량(173만5,619주, 6.22%)을 에이치투파트너스가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인수 대금은 88억원입니다.

‘주주총회 소집 결의’ 공시는 이 같은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후속조치를 위한 겁니다. 손오공의 새 주인이 된 에이치투파트너스가 지정한 이사 및 감사를 선임해 경영진을 새롭게 꾸리는 거죠.

이어진 4건의 ‘주요사항 보고서’ 공시는 새 주인 맞이를 계기로 재도약에 나서기 위한 준비로 풀이됩니다. 

먼저,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553만7,097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입니다. 발행대상은 새 주인인 에이치투파트너스와 오리온이엔씨투자조합입니다. 여기서 오리온이엔씨투자조합은 오리온그룹과는 무관한 곳으로 파악되고요. 에이치투파트너스에 166만1,129주, 오리온이엔씨투자조합엔 387만5,968가 배정될 예정입니다.

유상증자 실시 이후를 기준으로, 에이치투파트너스가 주식거래 및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확보하게 될 지분은 10.15%입니다. 오리온이엔씨투자조합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11.5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고요.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1,806원으로, 기준주가에서 10%의 할인율을 적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약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되죠.

나머지 3건의 전환사채 발행 결정 관련 공시도 자금 조달을 위한 겁니다. 9회차~11회차의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총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내용입니다.

즉, 손오공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총 약 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될 전망입니다. 자금조달의 목적은 모두 운영자금이고요.

이러한 결정이 손오공에겐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일단 손오공은 ‘또 다시’ 새 주인을 맞게 됐는데요. 최신규 초이크리에이티브랩 회장이 설립한 손오공은 2016년 미국의 글로벌 완구기업 마텔을 새 주인으로 맞은 바 있습니다. 이어 전문경영인이었던 김종완 대표가 지난해 10월 마텔의 지분 일부를 사들이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죠. 그로부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완전히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된 모습입니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손오공의 행보는 안정적이지 못했습니다. 손오공은 마텔을 최대주주로 맞았던 2016년 1,29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연간 매출액이 △2017년 1,040억원 △2018년 991억원 △2019년 734억원 △2020년 852억원 △2021년 754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으며, 지난해에는 666억원까지 추락했습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줄곧 적자와 흑자를 오가며 흔들렸고, 지난해에도 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죠.

특히 손오공은 창업주와의 관계가 완전히 끊어지면서 오랜 핵심 사업동력이었던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W를 잃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올해 들어서는 주주행동 움직임이 본격화하기까지 했고요.

이런 가운데 찾아온 대대적인 변화는 완전히 새로운 출발을 의미합니다. 손오공이 토종 완구업체의 대표주자로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한편, 재도약의 날개를 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손오공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807900117
2023. 8. 7.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손오공 ‘주요사항 보고서(유상증자 결정)’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807000023
2023. 8. 7.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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