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시 콘크리트 타설 원칙상 금지… 혹서기 서중 콘크리트 관리 강화
안전관리 보강한 착공 전후별 신규 현장관리지침에 따라 무량판 구조 적용

올해 4월 말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건설업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부실공사의 원인으로 건설업의 ‘이권 카르텔’을 지목하면서 건설업계 고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도 전에 부실공사 이슈가 업계 전반에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각 건설사들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특히 그간 성실시공으로 현장을 운영해왔던 다수의 건설사들은 이번 부실공사 논란이 자칫 그간 쌓아올린 이미지에 타격을 줄까 노심초사다.   

이에 <시사위크>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각 건설사들이 부실공사 차단과 신뢰 회복을 위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들여다 봤다. [편집자 주]

 

롯데건설이 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를 통해 부실공사 사전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 뉴시스
롯데건설이 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를 통해 부실공사 사전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롯데건설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업계 대비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를 통해 부실공사 위험을 사전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최근 서울시의 공사현장 동영상 촬영 제안에 발맞춰 롯데건설은 서울 내 모든 건설현장의 공사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보관해 안전·품질관리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주요 공사현장마다 지하층을 포함한 각 층별 철근 배근, 콘크리트 타설 등의 검측 과정을 촬영하고 해당 영상기록물을 분석해 더 나은 품질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이전부터 롯데건설은 각 공종별, 부위별 점검사항을 사진·동영상을 통해 기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롯데건설은 ‘통합건설 시공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드론으로 시공 전경 및 공사현황 등의 현장 영상정보를 확보하고 해당 정보를 다시 3차원 정보로 구성해 기술적 위험요인 예측과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또 360도 촬영이 가능한 ‘넥밴드형 웨어러블 카메라’를 현장에 도입해 건설현장 내 위험작업관리와 평소 눈에 띄지 않는 사각지대까지 영상 녹화 및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관리한다.

특히 최근에는 현장에서 기록한 영상(CCTV, 액션캠 촬영)에 대해 AI(인공지능)기반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한 결과 흙막이 가시설 현장의 균열 발생 가능성을 상당 수준까지 감소했다는게 롯데건설측 설명이다.

◇ 부실공사 방지 위해 호우시 콘크리트 타설 원칙상 금지

롯데건설은 그 어느 때보다 부실공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공사 과정 중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장마 등 호우기간에는 다음날 일기예보에 따른 기상조건을 고려해 비가 예상될 때에는 레미콘 타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키로 했다.

만약 콘크리트 타설 중 예상치 못한 강우를 접할 경우에는 시간당 강수량 4mm 이하일 때에는 타설을 속행하고 시간당 강수량 4mm 초과하면 즉각 타설 중단에 나선다.

이는 콘크리트 표면에 가수(加水, 물이 더해짐)로 물-시멘트 비율(Water–cement ratio)이 증가하고 결국 △강도 감소 △건조수축 증가 △내구성‧수밀성 저하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장마 때 한 건설사가 비가 오는 와중에도 레미콘을 타설하는 장면이 한 시민에게 찍혀 공개된 바 있다. 이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 논란이 됐다.

롯데건설은 서중 콘크리트(Hot Weather Concrete) 관리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서중 콘크리트는 일평균 온도 25°C 이상인 더운 시기에 시공하는 콘크리트로 특별히 관리하지 않을 경우 강도 약화 및 균열 위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지금과 같은 여름철에는 날씨 상황이 갑자기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시간 일기예보를 파악하고 보양(천막시트, 방수포 등)자재 및 안전관리 대책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타설 전 기능공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이 서울시 제안에 동참해 서울 내 모든 건설현장의 공사과정을 촬영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시의 공사현장 촬영 영상 / 서울시
롯데건설이 서울시 제안에 동참해 서울 내 모든 건설현장의 공사과정을 촬영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시의 공사현장 촬영 영상 / 서울시

◇ 신규 현장관리지침 통해 무량판 구조 불신 종식  

롯데건설은 무량판 구조에 대한 국민 불신을 없애기 위해 현장관리지침도 새롭게 수립했다.

먼저 착공 전에는 최종 설계 구조도서 수령 후 구조안전성 검토 과정을 거친다. 이 때 △설계하중 △부재 규격 △처짐량 △철근 배근 △전단 보강 적정성 등을 검토하며 보완 사항이 있으면 즉시 반영토록 했다.

착공 후에는 현장의 경우 시공계획 수립 및 검토 작업에 들어가고 본사 공사팀과 기술팀은 시공계획안을 살펴 본다. 이 과정에서 나온 보완사항을 추가 반영하며 도면·공사현황·시공계획 변경시에는 다시 한 번 검토 과정을 거친다. 이후 본사 공사팀·기술팀은 지하는 최하층 철근배근 완료시, 지상은 기준층 셋팅이 완료됐을 때 각각 정기 현장 점검을 실시해 미흡한 부분이 있는 지 살펴본다.

이밖에 롯데건설은 품질관리 강화 및 혁신을 위해 회사 내 모든 기술직 직원을 상대로 ‘품질혁신 아카데미’ 교육을 실시 중이다.

해당 교육 과정은 지난 5월부터 오는 9월까지 진행하며 주요 커리큘럼으로는 △스마트 품질관리 △기술연구원 품질교육 △하자‧기술정보 교육 △설계지침 교육 △현장 실무 관련 교육 △CS 품질 향상 시공방안 교육 등이 있다. 기술연구원·디자인연구소·CS 부서 등에 속한 내부 전문가와 외부 시공관리 전문가가 강사로 나서며 올해 총 1,565명의 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롯데건설은 기술직 직원 외에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품질관리 의식 수준 향상을 위한 품질경영 온라인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 2021년 9월에는 현장에 반입되는 건자재들의 성능·품질 검증을 위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 ‘건설공사 품질향상 및 지속성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LH 발주 인천 검단 아파트 등에서 발생한 부실공사 이슈로 인해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큰 만큼 더욱 품질 관리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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