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혁신단 역할 강화 통해 구조 및 가시설, 콘크리트 품질 등 시공 과정 집중 모니터링
I-QMS, HEB, Digital Mock-up 등 최신 기술 활용해 안전‧품질 관리 공백 ‘제로화’ 추진

올해 4월 말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건설업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부실공사의 원인으로 건설업의 ‘이권 카르텔’을 지목하면서 건설업계 고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도 전에 부실공사 이슈가 업계 전반에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각 건설사들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특히 그간 성실시공으로 현장을 운영해왔던 다수의 건설사들은 이번 부실공사 논란이 자칫 그간 쌓아올린 이미지에 타격을 줄까 노심초사다.   

이에 <시사위크>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각 건설사들이 부실공사 차단과 신뢰 회복을 위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들여다 봤다. [편집자 주]

/ HDC현대산업개발
올해 경영진을 대상으로 안전보건 리더십 교육에 나선 김회언 HDC현산 대표 / HDC현대산업개발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해 초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실추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안전·품질 분야 혁신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올해 2월 HDC현산은 ‘2023년 안전·품질 경영 선포식’을 열고 재해예방과 품질향상을 통한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선포식에는 최익훈(CEO, 최고경영자), 김회언(CFO, 최고재무관리책임자), 정익희(CSO, 최고전략책임자) HDC현산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직원, 시공혁신단장인 서울대 박홍근 교수, 협력사 임직원 등 약 200여명이 참석해 올해 안전·품질 관리 목표와 중점 추진사항을 천명했다.

당시 HDC현산은 올해 안전보건 목표로 △현장 자기 규율 예방체계 확립 △가설구조물 선제적 구조안전성 확보 △SMART SAFETY 시스템 구축 △참여와 협력을 통한 안전 품질 문화 확산 등을 수립했다.

또 현장 자기 규율 예방체계 확립을 위해 △우선 작업계획 수립 △위험성 평가 △변경작업에 대한 일일 안전 회의 등 3대 예방 활동 등을 중점 추진사항으로 정했다.

아울러 현장에서의 추락·낙하·협착·붕괴 등 고위험재해를 집중 관리하고 가설구조물의 구조안전성 확보를 위해 사전 구조안전성 검토 프로세스의 조기 정착을 추진하고 고위험 고난도 가설공종에 대한 선제적 기술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동시에 모바일 기반 통합안전 플랫폼을 구축하고 스마트 안전 장비를 확대 적용해 SMART SAFETY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 시공혁신단 역할 강화로 부실 원인 차단

HDC현산은 지난해 구성한 시공혁신단의 역할을 강화해 시공 과정 전반에 걸친 모니터링을 통해 부실 원인을 사전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박홍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를 단장으로 작년 8월부터 운영 중인 시공혁신단은 전문적 시각의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통해 안전·품질 기술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하는 독립적 의사결정 조직이다. 국내 구조 및 품질 분야 최고 권위자인 박홍근 단장을 필두로 구조와 가시설, 콘크리트의 품질 등 건설·안전 분야의 사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됐다는게 HDC현산 측 설명이다.

시공혁신단은 올해에도 △안전·품질 관련 정책 이행에 대한 점검‧피드백 △안전·품질 혁신과제 발굴 △레미콘·콘크리트 품질 개선 위한 레미콘 공장 합동 점검과 품질 확보방안 제시 △고위험 현장의 시공 안전 진단 및 개선책 마련 △협력사의 시공 안전 역량 강화를 위한 품질관리 및 우수기술 적용 등을 중점 업무로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3월 시공혁신단은 김병하 대한건설협회 서울지회 고문, 최용화 한국건설안전협회 기술연구원장 등 전사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외전문가 15명에게 자문위원 위촉장을 전달했다. 이들 자문위원들은 향후 2년간 주요 고위험 공정으로 선정된 8개 분야(흙막이, 기초Pile, Top-Down, 철골, 데크플레이트, 대형거푸집, 교량, 터널 등)에서 각각 담당위원으로 활동하며 공정 개선사항, 자동화 설계 및 유지 관리 기술, 현장의 스마트 기술 도입 방향 등 전문적인 자문에 나설 예정이다.

◇ I-QMS 도입 통해 안전‧품질관리 공백 ‘제로화’

안전‧품질관리 공백 ‘제로화(Zero 化)’를 위해 I-QMS(Quality Management System, 품질실명제), CCTV 통합 관제센터, DFS(Design For Safety, 설계 안전성 검토) 등도 도입‧시행한다.

먼저 HDC현산은 작년 6월부터 CCTV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면서 사전작업 허가제 대상 고위험 작업을 고정형‧이동형 CCTV로 실시간 모니터링해 전 현장의 위험 요소를 집중 관리했다. 

그 결과 분기별 CCTV 모니터링 결과를 현장에 배포하고 지적상황이 반복 발생하지 않도록 정량적인 데이터베이스 관리가 가능해졌고 현장 간 공종별 유해‧위험성 대책을 설정할 수 있게 됐다.

올해 4월부터는 건설업계 최초로 I-QMS를 전 현장에 적용해 공사 단계별 핵심사항을 실시간 점검 후 승인하고 기록 관리해 항목별 책임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I-QMS는 현장별 공정 진행 상황과 특수성을 고려해 핵심 점검항목을 선정해 적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 구조부의 경우 핵심사항 필수 점검의 일환으로 갱폼 인양 전과 콘크리트 타설 전 실시간 확인‧승인 후 후속 공정을 진행하도록 절차를 수립했다. 더불어 현장 품질향상을 위해 매달 전직원 및 협력사 책임자와 합동 점검을 실시 중이다.

또한 HDC현산은 I-QMS에 서울시가 추진 중인 ‘건설공사 동영상 기록관리’를 접목해 조기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HDC현산은 CCTV, 드론, 이동식 CCTV, 바디캠 등을 활용해 동영상 촬영을 전 공정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CSO 조직 내 품질혁신실은 DFS를 바탕으로 계획 및 설계 단계부터 시공 전단계에 이르기까지 사전안전성을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 HDC현대산업개발
HDC현산은 HEB 시스템을 통해 설계 과정에서 사전 리스크 검토를 실시한다. / HDC현대산업개발

◇ HEB 등 최신 시스템으로 오차 제거 후 설계 완성도 향상

HDC현산은 사전 리스크 검토 및 품질 관리에 HEB(HDC Estimate system with BIM)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2020년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빌딩 정보 모델링) 기술을 기반으로 HDC현산이 개발한 HEB는 3D 뷰어를 통해 산출된 결과를 시각적으로 즉각 검토해 레미콘·철근 등 주요 자재의 물량을 손쉽게 산출하는 시스템이다.

BIM은 건축물의 모든 정보를 입체적인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해 통합 활용이 가능한 디지털 기술로 회사는 2015년 BIM 시범 도입 이후 2020년부터 건축물 기획과 설계 단계부터 BIM을 적용하고 있다.

HDC현산 관계자는 “HEB는 설계도면의 작성 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낭비·위험 요소를 사전에 인지하고 오차를 제거해 설계 완성도를 향상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 하자, 공기 지연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공정 간 간섭도 사전 예방해 품질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HDC현산은 BIM 모델과 HEB를 토대로 전 현장에서 단위세대의 사전 마감 공사를 시행해 보는 ‘Sample House’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Digital Mock-up(디지털 목업)’을 실시하고 있다. 

‘Digital Mock-up’은 머리 착용 디스플레이(HMD)를 통해 AR(증강현실)로 구현돼 마감, 전기, 기계 분야를 선제적으로 모델링한다. HDC현산은 ‘Digital Mock-up’ 데이터를 활용해 기준, 지침 및 공사 중 주의사항 등을 반영한 공정 시뮬레이션 BIM 동영상을 현장, 협력사,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배포해 상호간 디지털 기반 소통 및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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