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분석 시스템 및 콘크리트 품질 강화에 인공지능(AI) 활용
현장 내 안전점검 횟수 기존 2,000여회에서 4,735회로 84% 증가

올해 4월 말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건설업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부실공사의 원인으로 건설업의 ‘이권 카르텔’을 지목하면서 건설업계 고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도 전에 부실공사 이슈가 업계 전반에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각 건설사들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특히 그간 성실시공으로 현장을 운영해왔던 다수의 건설사들은 이번 부실공사 논란이 자칫 그간 쌓아올린 이미지에 타격을 줄까 노심초사다.   

이에 <시사위크>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각 건설사들이 부실공사 차단과 신뢰 회복을 위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들여다 봤다. [편집자 주]

현대건설이 올해 ‘중대 품질 하자 제로(ZERO)’ 달성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올해 ‘중대 품질 하자 제로(ZERO)’ 달성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 현대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2위(2023년 8월 1일 기준)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올해 경영 목표인 ‘중대 품질 하자 제로(ZERO)’를 달성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22년말 현대건설은 시공품질 일정 수준 유지 및 완성도 강화를 위해 품질경영 조직체계를 개편한 바 있다. 전체적으로 전략기획사업부 산하 품질전략실이 품질경영을 기획하면 사업본부품질팀이 이를 지원하고 현장 품질관리자가 실무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품질전략실은 품질경영시스템 구축과 품질하자 발생 예방을 위한 활동을 전개한다. 품질전략실에는 Q-전략팀, Q-ENG팀, Q-Audit 등 3개 팀이 배속돼 있다.

품질전략실 내 Q-전략팀은 품질 기획을 총괄해 교육·현장 품질 관리시스템 운영을 맡는다. Q-ENG팀은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 입찰·기술 지원 등을 관리한다. Q-Audit팀은 전반적인 품질점검과 평가를 진행한다.

사업본부품질팀의 경우 토목·주택 등 사업 부문별로 배치된 팀으로 해당 공정에서 각종 품질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측 및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장 품질관리자는 품질전략실 및 사업본부품질팀에서 규정한 사내표준을 현장에서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같은 품질경영 조직체계를 통해 올해에는 그 어느 때보다 각 건설현장 내 품질 하자 제로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 AI 통한 ‘CCTV 분석 시스템’ 180여개 건설현장으로 확대 

현대건설은 지난달 말 서울시가 제안한 건설현장 공사 전 과정 동영상 촬영 제안에 한발 더나아가 동영상을 비교 분석해 부실공사 원인을 사전 차단하기로 했다.

지난 7월 20일 서울시는 부실공사 방지를 위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권 이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건설현장 공사 전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서울시 제안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현대건설은 이에 더해 작업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촬영한 뒤 이를 정밀 모니터링하는 현장 영상 기록 관리를 180여개 국내 전 사업장으로 확대‧적용해 건설현장의 안전‧품질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모든 현장을 대상으로 실시간 전 작업과정을 영상기록으로 남겨 정밀 모니터링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그간 현대건설은 일부 주요 건설현장에서만 안전 관리자들이 CCTV를 통해 영상 모니터링을 실시해왔다. 

현대건설은 일부 현장에서 시범 적용 중인 ‘CCTV영상 분석 시스템’도 점차 모든 현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CCTV영상 분석 시스템’은 현장 곳곳의 CCTV 영상을 원격 연결해 AI(인공지능)가 실시간으로 현장의 위험요소를 감지하거나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실시간 현장의 위험요소를 미리 감지하고 예측해 자칫 부실공사로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와 신뢰도 향상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5월 현대건설과 홀심(Holcim)이 ‘저탄소 건설재료 공동개발 및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 현대건설
올해 5월 현대건설과 홀심(Holcim)이 ‘저탄소 건설재료 공동개발 및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 현대건설

◇ 콘크리트 강도 강화 및 저탄소 신재료 개발 추구

현대건설은 콘크리트 강도 강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LH 발주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철근 미포함 이슈가 대대적으로 논란됐다. 하지만 지난 5월에는 LH가 발주한 행복주택 동탄2 LH40 단지 내 지하주차장에서는 일부 기둥과 벽면에서 균열이 발생하면서 콘크리트 강도 부족이 새로운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LH 조사결과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일부 벽면 등의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강도 대비 70~85%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자재 증 레미콘은 품질의 편차가 크다”며 “따라서 회사는 기준치 이상의 품질을 갖춘 레미콘이 타설될 수 있도록 품질기술 개발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AI 기반 콘크리트 품질문제 예방 시스템(Q-Con)을 도입했다. 회사에 의하면 Q-Con은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콘크리트 품질 문제 예방시스템으로, 콘크리트 타설 이후 재령별 콘크리트 강도를 예측해 콘크리트 품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글로벌 기업 3M과 협력해 유공유리분말을 활용한 콘크리트를 개발한 뒤 작년 10월부터 현장에 적용했다. 유공유리분말(Hollow Glass Power)은 미세 분말 형태로 이뤄진 구형의 신재료다. 이를 활용한 고강도 콘크리트는 점성이 낮고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올해 3월 삼표와 협업해 초저수축 균열 저감 콘크리트를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 이어 5월에는 스위스 건설자재 전문기업 홀심(Holcim)과 ‘저탄소 건설재료 공동개발 및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고내구성 콘크리트와 저탄소 신재료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 Q-TPI 제도 도입 후 협력사의 단계별 시공품질 진단·평가

이밖에 현대건설은 제3자 시공품질평가, 현장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통해 지속적인 품질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먼저 실시간 현장지원(Q-Support), 스마트 현장관리(Q-Pocket)로 각 건설현장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하자·결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적합 사례를 적극 발굴해 부실시공을 예방하고 있다.

더불어 올해에는 제3자 현장 시공품질평가를 도입해 전 현장을 대상으로 수행 중이다. 착공 전 설계 단계에서 위험을 발굴·개선하고 최적 공법을 도출한다. 이후 착공 뒤에는 제3자 시공품질평가(Q-TPI) 제도에 따라 외부전문가로부터 품질평가를 받는다.

착공 이후 외부전문가는 협력사의 단계별 시공품질에 대해 진단·평가를 내린다. 평가 결과에 따라 회사는 현장 협력사의 입찰제한 기간을 차등 적용하고 등급을 부여해 협력사별 품질관리 체계를 고도화한다.

현대건설 측은 “전년 대비 안전보건 투자를 23% 확대하고 전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한 안전점검 횟수도 2,500여회에서 4,735회로 기존 대비 84% 확대·시행하는 등 안전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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