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과 본사 간 품질 간극 최소화 및 원활한 소통 위해 ‘Key Person’ 지정·운영
드론 및 영상기반 구조물 변위 계측 시스템 등 최신 기술 통해 품질 관리 강화

올해 4월 말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건설업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부실공사의 원인으로 건설업의 ‘이권 카르텔’을 지목하면서 건설업계 고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도 전에 부실공사 이슈가 업계 전반에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각 건설사들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특히 그간 성실시공으로 현장을 운영해왔던 다수의 건설사들은 이번 부실공사 논란이 자칫 그간 쌓아올린 이미지에 타격을 줄까 노심초사다.   

이에 <시사위크>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각 건설사들이 부실공사 차단과 신뢰 회복을 위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들여다 봤다. [편집자 주]

대우건설인 부실공사 차단을 위해 올해에도 품질경영 체계 고도화에 나선다. / 대우건설
대우건설인 부실공사 차단을 위해 올해에도 품질경영 체계 고도화에 나선다. / 대우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6위에서 올해 3위로 껑충 오른 대우건설은 부실공사 차단을 위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시행해온 품질경영 체계 고도화 전략을 올해에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22년 3월 대우건설은 대대적인 조직개편 과정을 거쳐 전사 및 사업본부 품질담당팀 간 업무 책임·권한을 명확히 구분했다. 이와 함께 사내에서 운영 중인 품질경영시스템을 자회사에도 지원하는 등 품질경영 체계를 유기적·효율적으로 고도화했다.

전사 품질담당팀은 회사 내 컨트롤 타워 위치에서 △법규·제도 및 모니터링 기준 수립 △대외·인증 및 본사 품질시스템 운영 관리 △사업본부 품질모니터링 및 성과 측정 △품질위험요소 예방점검 지원 △기자재검사 수행 및 업무표준화 △입찰구매 품질지원업무 등을 수행 중이다.

본부 안에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은 사업본부 품질담당팀이 맡는다. 사업본부 품질담당팀은 △전사 품질담당팀이 수립한 제도·지침·기준의 본부 내 전파 및 운영‧관리 △전사 품질시스템 운영 지침 이행 △현장 품질모니터링 및 성과 측정 △현장 품질관리 교육 실사 및 평가 △기자재 현장 불만족사항 수집·관리 등의 역할을 이행한다.

한발 더 나아가 대우건설은 각 현장과 본사 간 품질 간극 최소화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2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Key Person(현장품질관리자)’을 지정·운영 중이다. 

실제 대우건설은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현장품질관리자들의 의견을 경청·수렴하고자 ‘품질소리공간’ 제도를 지속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는 총 143개 현장 중 130개 현장이 참여해 품질개선·강화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또 현장품질관리자의 업무 역량과 외부 점검 대응능력 향상 등을 위해 정기적으로 주택건축, 토목, 플랜트사업본부별 품질관리자들을 상대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12개 차수에 걸쳐 총 256명의 품질관리자가 전문적인 직무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대우건설은 관계사·협력사의 품질강화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회사의 품질역량 강화를 위해 자사의 품질경영시스템을 자회사에 지원한 데 이어 신규 기자재 협력회사 28개사에게는 품질교육을 시행해 이들의 품질강화와 지속적인 계약체결을 도왔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외주 협력사를 대상으로 품질평가를, 협력회사 관계자를 상대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각 업체별 품질 역량 향상 지원에 나섰다.

이때 플랜트 사업분야에서는 기자재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품질 기술시방서를 검토한 뒤 제작·품질요건 정리를 진행행했고 제작 검사 전 계약 협력회사에게는 품질 요구사항 정보가 담긴 교육을 제공해 납품 기준을 충족한 고품질의 기자재가 제작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동시에 지난해부터는 그간 플랜트 현장에 납품됐던 자재 중심에서 주요 건축, 토목자재로까지 품질관리 대상을 확대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레미콘 공장 불시점검, PC(Precast Concrete, 사전 제작 콘크리트) 제작공장 품질관리 업무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품질 관련 현장 내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우건설이 마련한 ‘품질소리공간‘ / 대우건설
품질 관련 현장 내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우건설이 마련한 ‘품질소리공간‘ / 대우건설

◇ 선제적 예방시스템과 최신 기술 활용해 부실공사 차단

대우건설은 선제적 예방시스템을 활용해 주요 품질 리스크(risk)를 관리하고 현장 운영에 적용 중이다. 

구체적으로 자사 공사관리시스템인 ‘바로콘’ 내 ‘대외기관 수검정보 시스템’으로 수검 이전 단계부터 결과 단계까지 각 단계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예방품질활동 및 자율점검에 활용한다. 아울러 주요사항별 점검·지원·교육 등의 과정을 거쳐 임직원들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예방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도입한 최신 기술도 부실공사 차단에 한몫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영상기반 구조물 변위계측시스템’을 개발해 저작권 등록까지 마쳤다.

대우건설에 의하면 ‘영상기반 구조물 변위계측시스템’은 교량의 처짐 및 진동 계측이 가능하고 토사의 붕괴를 방지하는 구조물인 흙막이벽과 옹벽 등의 거동이력까지 추적 감시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접근이 어려운 고지대를 비롯해 변위계를 설치할 수 없는 계곡‧바다 등도 계측 가능해 작업자가 각종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구조물의 처짐과 변형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고층건물의 안정성 평가를 위한 동특성 계측 과정에서 장시간‧고비용이 소요되는 가속도 계측의 경우 ‘영상기반 구조물 변위계측시스템’의 지상 촬영으로 대체 가능하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영상기반 구조물 변위계측시스템’은 스테레오 방식의 영상 분석을 통해 대상구조물의 거동이력을 측정한다. 대우건설 기술연구원 내 풍동실험실에는 ‘영상기반 구조물 변위계측 시스템’이 설치돼 있는데 이 시스템을 통해 구조물의 거동을 확인한 후 합리적인 풍하중(바람이 구조물에 불 때 단위면적당 가해지는 힘)을 산정할 수 있다. 

또한 모형에 근접해 센서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기류(바람의 흐름)의 교란 영향을 받지 않아 정밀한 실험을 수행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최근 강화된 설계기준에서 요구하는 공기력 진동실험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영상기반 구조물 변위계측시스템’은 구조물 붕괴 위험을 사전 감지해 안전하게 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추후 대우건설이 참여하는 모든 건설현장에 도입해 말뚝 관입량 계측, 동바리(비계), 흙막이 계측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작년말 대우건설이 개발한 ‘영상기반 구조물 변위계측시스템’ / 대우건설
작년말 대우건설이 개발한 ‘영상기반 구조물 변위계측시스템’ / 대우건설

◇ 품질 사고 예방 위해 스마트 공사관리 시스템 현장 도입 

이외에도 대우건설은 부실공사 예방 및 차단을 위해 지난 2016년 자체 개발한 스마트 공사관리 시스템 ‘DSC(Daewoo Smart Construction)-OSM(On-Site Monitoring)’을 현장에 도입해 활용 중이다.

‘DSC-OSM’은 건설과 관련된 기획·설계·조달·시공·유지 관리 전 단계에 걸쳐 건설 및 ICT 기술을 융합한 시스템으로 공사현장과 인력, 장비 등의 현황을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다.

‘DSC-OSM’에는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지리정보시스템(GIS), 머신컨트롤(MC), 머신가이던스(MG)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서비스를 연동해 공사 진행상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공사현장 디지털 종합상황판’이 구축돼 있다.

대우건설은 자사의 드론관제시스템을 활용해 최근 서울시가 추진 중인 건설현장 내 공사과정 동영상 촬영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 2019년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원격 드론관제시스템인 ‘DW-CDS(Daewoo Construction Drone Surveillance)’를 구축한 바 있다. ‘DW-CDS'는 중앙 관제소 성격의 원격지에서 각 현장별 드론의 자동비행을 지원하고 원격 제어해 드론의 비행정보를 관리한다. 드론 비행 과정에서 촬영된 영상은 즉시 전송‧저장되며 권한을 가진 임직원은 누구나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건설 공사 동영상 기록관리가 기존의 스마트 건설시스템과 유기적인 시너지를 발휘해 시공품질 확보 및 구조안전이 확고히 담보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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