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현환 기자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최근 도심에서 벌어진 중증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 보건복지부의 미흡한 관리 실태를 언급했다. 이에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전 국민의 정신건강 혁신 서비스 추진 방안을 약속했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 있었고 대전에서 선생님이 피습 당하는 일들이 있었다”며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피의자 모두가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꾸준한 치료를 받지 않고 치료가 중단된 사람들의 계획범죄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6년 5월 강남역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살해 △2018년 12월 진료 상담 중 자신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사망한 교수 △2019년 거주 아파트에 불을 지른 후 대피하는 입주민들을 공격한 아파트 방화 살인 등을 거론하며 “범죄의 원인을 정신질환 탓으로 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증 정신질환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낙인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사건들은 우리 사회가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해서 더욱더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전국에 260개소의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조현병과 망상장애 환자 중에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정신건강 증진 사업과 센터를 이용한 비율이 전체 환자의 13% 정도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지역사회 안에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전문적인 상담과 프로그램 등의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적 기관이다.

이에 조 장관은 “(정신건강복지센터 이용이) 굉장히 낮은 걸로 알고 있다. 지금 정신건강복지센터 수가 적고 충분하게 의료인과 전문가가 배치되지 않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복지부가 전 국민의 정신건강 혁신 서비스 추진 방안을 마련 중이다. 조속히 발표해서 이런(중증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범죄)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사법입원제(법관의 결정으로 중증 정신질환자를 입원하게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장이 외래 치료받도록 지원하는 외래치료명령제는 강화 논의가 있는데 이 제도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래치료명령제는 특별자치 시장과 특별자치 도지사, 시장과 군수, 구청장은 외래치료 명령의 청구받았을 때 소관 정신건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년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외래 치료받도록 정신 질환자에게 명령할 수 있다.

그는 “2018년도에 모두 403개소였던 정신건강 의학 병원이 391개소로 감소했다”며 “병상도 많이 줄었다. 병상뿐만 아니라 현재 병상 가동률(모든 병실에 환자가 입원한 상태로 100이 기준)이 상급 종합병원의 경우 99%, 종합 병원의 경우는 95%, 사실상 당일 입원이 불가능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지금 정부에서 정신질환자 의료 시설을 확충하고 시스템을 바꾼다고 해도 당장 개선이 어려운 상황인데 구체적인 로드맵(이행안)이 무엇인지’라고 질의했다. 조 장관은 “정신응급환자에 활용할 수 있는 병상이 145개로 기억하고 있다”며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 20개 중에 응급 병상을 유지하는 곳이 12개밖에 안 돼 조속히 확충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지자체가 병상도 복지부가 협조해 잘 관리하겠다”며 “당장은 이뤄지지 않겠지만 치료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정신질환) 예방-치료-일상 복귀라는 전(全) 주기로 관리하는 방안을 조속히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