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론. 각 세대의 특징 상위를 강조해 사회발전 원동력과 세대 간 소통의 길을 찾는데 활용되는 이론이다. 최근 몇년 간 가장 뜨거운 세대론은 ‘MZ세대’ 혹은 ‘Z세대’다. 우리 사회가 ‘세대론’에 집중하는 사이, ‘진짜 나’는 길을 잃었다. 요즘 세대가 그렇다는데 나도 그렇다고? ‘어쩌다 Z세대’가 된 나는 새로운 관점에서 소통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해까지 MZ세대가 이곳저곳에서 호명됐습니다. MZ세대의 시작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입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까지 MZ세대가 이곳저곳에서 호명됐습니다. MZ세대의 시작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입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해까지 ‘MZ세대’라는 주제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면서 다양한 곳에서 MZ세대가 호출된 바 있습니다. 이후에는 과연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부터 세대론에 대한 비판 등 지금까지도 여러 의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MZ세대’라는 단어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요. 그 시작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입니다.

◇ 우후죽순 ‘MZ’, 그 시작점 찾기

세대론의 기반이 되는 세대 구분. 미국의 퓨 연구센터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4년생) △X세대(1965~1980년생)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 △Z세대(1997~2012년생) 등으로 세대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세대 구분도 이를 기초로 합니다. 시대 상황에 대한 차이로 인해 베이비부머 세대를 1950~1955년생부터 정의한다는 점 외에는 대체로 비슷하게 세대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Z세대의 범위도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 정도로 정의됩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으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점이 꼽히는 것도 유사하죠.

다만 차이가 있는 부분은 ‘MZ세대’라는 용어입니다. 미국에서는 ‘Generation MZ’라는 표현이 쓰이지 않습니다. 미국 언론에서는 젊은 세대에 대해 △밀레니얼(millennials) △Z세대(generation Z) 등으로 각각 분류해 지칭하고 있죠. 가끔 등장하는 ‘Gen MZ’라는 말에는 한국이라는 단서가 붙습니다.

즉 ‘MZ세대’라고 통칭하는 현상은 세대론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 쓰인 것은 2018년 발간된 한 연구소의 트렌드 보고서라고 알려집니다. 최근에는 MZ세대의 실제 범위인 10대부터 40대까지를 아우르기보다는 2030세대라는 조금 더 좁은 범위를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죠.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같은 Z세대라도 국가별로 다른 특징을 보이기도 하고 비슷한 특징을 보이기도 합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같은 Z세대라도 국가별로 다른 특징을 보이기도 하고 비슷한 특징을 보이기도 합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 국가별 Z세대, 어떤 점이 비슷하고 또 다를까

흔히 이야기되는 Z세대의 특징들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접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다양한 사회 문제에 주목하는 세대.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세대. 이 중에는 한국 Z세대만의 특징이 있기도 합니다. 또는 국가별로 다른 특징이 보이는가 하면 비슷한 특징을 보이기도 하죠.

한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1997~2007년생 남녀 42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분석한 오픈서베이의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우선 이들은 가치관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 Z세대는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로 △소득‧재산(62.7%) △신체적‧정신적 건강(56.8%) 등을 꼽았다면, 미국 Z세대는 △신체적‧정신적 건강(56.4%) △인간관계‧우정(47.1%) 등을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미국 Z세대보다 한국 Z세대에서 ‘모바일’ 네이티브 특징이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두 국가 Z세대의 70% 이상이 제품을 구매하기 전 온라인에 검색하는데요. 이때 한국 Z세대는 모바일 이용률이 55%로 PC(14.1%)보다 뚜렷한 강세를 보입니다. 반면 미국은 모바일 40.8%, PC 24.7% 등 PC 이용률이 한국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비슷한 점도 있습니다. 양국 Z세대에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필수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점인데요. 한국에서는 현재 이용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 TOP3 안에 유튜브·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이 포함됐다면, 미국은 틱톡이 포함됐습니다.

또한 두 국가의 Z세대 모두 본인의 10년 뒤 경제 상황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국가의 경제상황은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비즈니스센터에 따르면 개인과 국가 경제 전망에 대해 대조되는 결과는 Z세대의 독립적이고 학습적인 성향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한편 흔히 Z세대의 관심 분야라고 알려진 기후변화에는 유독 미국 Z세대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에 대해 “전 세계의 Z세대는 이 주제에 관한 관심이 적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이슈가 해결됐기 때문이 아니라 심각한 상황에 지속 노출됨으로써 이슈에 대해 피로해진 위기불감증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 새로운 세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딜로이트도 본격적으로 소비시장과 노동시장에 유입되는 Z세대에 대한 이해를 위해 보고서를 내고 이들의 특징을 설명합니다. 예컨대 소비자로서 Z세대는 단순히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서 경험을 원하고 브랜드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이야기하죠. 또한 대면 소통보다는 비대면 소통, 즉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한다고도 설명합니다.

이러한 설명 끝에 딜로이트는 중요한 말을 덧붙입니다. 바로 이 특징들을 과도하게 일반화시키지 말라는 경고죠. 딜로이트는 ‘Z세대는 이렇다’라는 고정 관념에 매몰되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지난 2020년부터 작년까지 우리나라 이곳저곳에서 호명되던 ‘MZ세대’에 대한 관심은 올해 들어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성세대와 Z세대 간 이해의 부재로 세대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고, 세대론에 갇혀 한 개인을 일반화하는 방식으로 오남용되기도 합니다.

미국 사회에서도 Z세대(Gen Z)는 관심 대상입니다. 이들은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 주체이면서도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새로운 세대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자란 세대라 더 그렇습니다. 다만 이러한 관심은 세대 갈등의 측면보단 새로운 세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에 초점이 맞춰진 듯합니다.

지금까지는 저와 제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Z세대라고 해서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라고 의문점을 제기해봤습니다. 앞으로는 MZ세대의 출현 배경부터 시작해서 특히 한국에서 세대 구분을 기반으로 한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를 통해 조금 더 실질적인 해결책에 가까워져 보려고 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22
2022. 09. 오픈서베이
미국 콘텐츠 산업동향 : 2023년 미국 Gen-Z 트렌드
2023. 03. 23.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비즈니스센터
Welcome to Generation Z
2020. Deloi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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