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단식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 설치된 단식 농성 천막을 지키고 있다. / 뉴시스
무기한 단식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 설치된 단식 농성 천막을 지키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간 당내 의원들과 원로들, 지지자들의 격려 방문이 이어졌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격려 전화와 문재인 정부 인사들까지 방문하면서 당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단식을 향한 당 일각의 비판적 시각과 정부의 무대응이 공존하면서 ‘외연 확장’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 야권의 잇단 격려 방문… 민주당 결집하나

이 대표 단식 8일 차인 7일 정의당, 진보당이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여기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정미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라는 요청을 했다”며 “국민들에게 야당 대표가 망가진 한국 정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충분히 보여줬으니,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 보자는 제안도 했다”고 전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농성장을 방문해 이 대표에게 건강을 챙기라는 당부를 했다고 한다. 또 오후에는 정세균 전 총리가 농성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7일간 이 대표 단식 농성장에는 야권 인사들의 격려 방문이 이어졌다. 지난 2일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등 8명의 민주화 원로 비상시국회의 상임고문단이 농성장을 방문한 데 이어 4일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천정배 전 의원이 농성장을 찾았다. 또 김진표 국회의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이태원 참사 유가족 등도 이 대표를 찾아 “힘내라”는 말을 건넸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격려 전화와 비명계(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의 방문이었다. 윤건영 의원은 지난 1일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되기도 하고 마음으로 응원 보내고 싶어 전화를 드렸다. 윤석열 정부 폭주가 너무 심해 제1 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러워 전화를 준다. 건강 잘 지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도 지난 5일 이 대표를 만나 “윤석열 정부의 무도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한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내 일각에서는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수사외압 의혹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당내 비판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이 대표가 무기한 단식을 선언하면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회 대정부질문에서의 국무위원들의 답변 태도와 이 대표 단식을 향한 정부의 무대응과 여당의 비판도 결집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대정부질문에서 국무위원들이 답하는 걸 보면 화가 난다”며 “질문을 하는 국회의원보다 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만나 단식에 대한 정부‧여당의 태도에 대해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단식을 하면 정부나 상대 당에서 위로 방문을 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보온병 운운하면서 비판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외연 확장’, ‘출구 전략’은 고민

하지만 비명계 일각에선 “명분과 실리가 없다”며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분도 실리도 별로 없다.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며 “여론은 매우 냉소적이다. 국민들께서 매우 힘들어하시고 걱정이 많으시다”라고 적었다. 이어 “민주당 의원으로서 매우 마음이 불편하며 난감하고 착잡하다”며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 대표 단식이 외연 확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7일 오전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지난주의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도가 27%까지 하락을 했다”며 “최근에 (윤석열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방조 또는 동조와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 60~70%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반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지도는 오르기는커녕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 400번이나 압수수색했다고 하는 이런 것들을 보여지게 했던 정치 검찰이 굉장히 무리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것들이 이 대표가 하고자 하는 행위가 ‘기승전 방탄’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외연 확장을 의식한 듯 자신의 단식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열린 ‘제3차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 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에서도 “우리 모두 손을 잡고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가 개척한다는 생각으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자답게 함께 나아가자”며 지지를 당부했다.

단식을 끝내기 위한 이른바 ‘출구 전략’도 고심이다. 이 대표가 단식을 끝내기 위한 명확한 조건을 내걸지 않은 만큼 정부‧여당이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것이 출구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비판에 이어 정부까지 무대응 전략으로 나오면서 출구 전략이 딱히 없다는 해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5일 대정부질문에서 ‘이 대표 단식장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 질문에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아직까지 정부로부터 연락받은 게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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