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과 한-스리랑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과 한-스리랑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9개국 정상들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가지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이날 오전 10시 미국 뉴욕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이날 스리랑카, 산마리노, 부룬디, 체코, 덴마크, 몬테네그로, 투르크메니스탄, 세인트루시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정상들을 연달아 만나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전을 벌이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중 산마리노(2000년), 부룬디(1991년), 몬테네그로(2006년) 등 3개국 정상과는 수교 후 첫 회담이다. 

윤 대통령은 20분간의 회담 시간을 활용해 부산엑스포 개최 지지를 당부하고, 각국의 협력 방안을 의논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개발협력, 노동, 기후변화 대응, 교역·투자 등의 분야에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목표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위크라마싱하 대통령은 “앞으로 한국과 ‘교역·투자 협력 협정’을 추진해 더욱 활발한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현재 협의 중인 ‘한-스리랑카 기후변화 협력 협정’을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 또 ‘한-스리랑카 중앙직업훈련원’과 같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협력사업을 지속 발굴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산마리노의 알레산드로 스카라노·아델레 톤니니 집정관과 만나 “관광협력 양해각서(MOU)가 조속히 체결돼 관광 분야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두 집정관은 “앞으로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장협정 등 양국 간 경제협력에 필요한 법적 틀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은다이시몌 부룬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농업, 보건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하고, 부룬디를 포함한 아프리카 대륙 전체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며 “수소경제 발전과 고속철도 건설 등 체코가 역점 추진 중인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파벨 대통령은 “에너지, 자동차, 고속철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체코는 리튬 자원이 풍부해 배터리 생산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앞으로 해상풍력, 친환경선박, 지속가능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녹색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한국과 덴마크는 지난 2021년 5월 ‘포괄적 녹색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바 있다. 

이어 야코브 밀라토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교역액이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몬테네그로부터 동광 수입이 전년 대비 10배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밀라토비치 대통령은 “에너지 분야 협력에 특히 관심이 크다”며 “에너지원 다변화 등 관련 한국의 유수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에너지,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건설 협력을 이어온 것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 호혜적 협력이 강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은 “알카닥(Arkadaq) 신도시 건설사업에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이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필립 조셉 피에르 세인트루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는 “최근 세인트루시아가 요청한 크리켓 경기장 보수, 청소년 훈련 차량 사업에 대한 지원이 신속히 추진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피에르 총리는 “한국의 무상원조사업 지원 결정에 감사하다”며 “한국의 카리브 지역 대상 기후변화 대응 지원 강화 노력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젤리코 콤쉬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통령위원장과 만나 “최근 합의한 경제협력협정을 기반으로 양국 협력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콤쉬치 대통령위원장은 현재 진행중인 관세 위험관리 프로세스 개선사업을 통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관세 행정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했다.

이번 릴레이 양자회담은 오는 11월 28일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의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료를 앞두고 세계 최대 다자회의 무대인 유엔총회를 전후로 막판 외교전을 벌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은혜 대통령실 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유엔 순방은 엑스포 총력전”이라며 “대통령은 뉴욕에 도착한 이후 7시간 만에 스리랑카, 산마리노, 덴마크 등 9개 나라 정상을 만나는 초강행군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귀국 전까지 뉴욕에서 40여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갖는데 이어 그룹별 정상 오찬과 만찬을 연이어 주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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