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부동산 호황기 무리한 사업투자와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대응 미흡

올해 건설업체 폐업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25%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올해 건설업체 폐업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25%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경색 등으로 인해 국내 건설업체 폐업건수가 전년 대비 25%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등록된 종합공사업체 폐업신고 건수는 총 40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같은 기간 199건에 비해 약 두 배 늘어난 규모다.

건설공사의 각 공종별 전문공사를 직접도급 또는 하도급 받아 시공하는 전문건설업체의 폐업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전문건설업체의 폐업신고 건수는 모두 2,126건으로 작년 동기간 1,711건과 비교해 약 24% 증가했다.

이 기간 종합공사업체와 전문건설업체를 더한 올해 건설업체의 폐업신고 건수는 총 2,531건으로 지난해 1,910건 대비 25% 가량 늘었다.

이외에 올해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부도난 건설사는 종합건설업체 5곳, 전문건설업체 4곳 등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이후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건설업체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중소건설사의 피해가 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2일 시공능력평가 순위 75위인 대우산업개발은 ‘경영정상화 및 계속 기업으로서의 가치보존’을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접수한 바 있다. 이후 지난 7일 서울회생법원은 대우산업개발에 대해 회생 절차를 개시했다. 

대우산업개발이 공시한 올해 연결기준 1분기보고서(3월말 기준)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산과 부채는 각각 2,944억원, 2,309억원이다. 만약 부동산 PF 관련 차입금의 지급보증금 약 4,300억원이 현실화하면 보유자산만으로 버티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대우산업개발은 현재 경영진이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산업개발 외에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에이치엔아이엔씨(133위), 대창기업(109위), 신일건설(113위) 등 여러 중견건설사도 올해 들어 이미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일부 중견건설사들이 부동산 호황기였던 문재인 정부시절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지난해 금리인상 이후 찾아온 부동산 경기 침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여기에 러-우크라 전쟁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 부동산 PF 시장 내 자금경색, 고물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대형건설사에 비해 기초체력이 낮은 중소‧중견건설사의 피해가 점점 커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내년 상반기까지 경제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소‧중견건설사들의 자금난은 더욱 어려워 질 수도 있다”며 “이달 말 정부가 발표하는 부동산 PF 관련 대책에 어떤 내용의 중소‧중견건설사 지원 방안이 담길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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