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업체, 설계오류 사실 확인 보고… LH인천지부, LH본사 및 입주예정자에 사실 전달 안해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 신도시 한 공공분양아파트 지하 외벽이 설계 오류로 철근 누락 상태에서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 뉴시스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 신도시 한 공공분양아파트 지하 외벽이 설계 오류로 철근 누락 상태에서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인천 검단 신도시 내 한 공공분양 아파트에서 최근 철근 일부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LH발(發) ‘부실시공’ 이슈가 재점화됐다.  

26일 LH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LH가 시행한 인천검단AA21블록 안단테 아파트 일부 동 건물 지하 외벽에서 최근 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됐다. LH는 현재 해당 동 건물에 대해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다.

철근 누락 사실이 발견된 곳은 전체 13개동 중 4개동으로 지하 벽체 부분 6곳에서 외벽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아파트는 벽식구조로 시공됐다. 벽식구조에선 기둥 없이 수직하중과 횡력을 외벽이 지지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외벽 철근 누락이 자칫 외벽 붕괴로 이어져 대형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철근 누락’과 관련해 시공사인 동부건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우선 6월 감리업체가 현장 감리 과정에서 지하층과 지상층간 설계상 철근 대근이 상이한 것을 발견했고 이를 즉시 설계업체 및 LH 측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안은 인천 검단 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안과는 명백히 다른 사안”이라며 “당시 시공사인 GS건설의 경우 시공책임형으로 진행한 반면 이번 사안은 종심제에 따른 단순도급 형태로 진행돼 시공사가 발주처 설계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해당 사안은 기존 설계도에서 책정한 철근을 뺀 ‘철근 누락’이 아닌 ‘설계상 오류’로 당초 설계도면상 오류로 철근 책정이 아예 잘못된 사례”라며 “LH의 보강지시로 보강공사를 진행했고 현재는 LH가 재시공 여부 등을 검토 중이라 잠시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추후 LH가 결론을 확정한 뒤 지시하면 즉시 보강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H는 지난 6월 설계도면 오류를 확인한 뒤 이달 11일 보강공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설계도면 오류에 따른 철근 누락 내용 등을 입주 예정자와 LH 본사 등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입주예정자 등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이유를 묻고자 LH측에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추가 ‘철근 누락’ 사실이 전해지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설계 등)기본적인 부분에서 실책이 벌어진 것을 국민들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골조 등 시공과정에 있는 공공주택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을 해 달라”고 국토부‧LH에 지시했다.

그러면서 “벽체 해체 후 재시공이냐 추가 보강공사냐를 가지고 논란을 벌였던 것을 감안하면 LH가 설계‧시공의 완전성보다 비용‧공기에 신경을 더 쓰는 것으로 보인다”며 “LH 자체점검이 아닌 국토안전관리원에 지침을 내려 보다 명확히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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