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살예방 상담 통합번호 '10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살예방 상담 통합번호 '10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내년부터 자살 예방 상담 전화번호가 109로 통합된다. 신속한 대응을 위해 기억하기 쉬운 번호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한길 국민통합위 위원장은 “자살 상담은 가장 간절한 순간의 구조신호이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 기억하기 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자살 예방 관련 상담 전화는 ‘자살 예방 전문 상담 전화(1393)’, ‘생명의 전화(1588-9191)’, ‘희망의 전화(129)’ 등 8개로 나뉘어 운영돼 왔다. 하지만 관리의 어려움은 물론 번호가 복잡해 위급한 순간에 바로 떠올리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고 지난 8월 이에 대한 통합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렇게 탄생한 109는 ‘자살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도록 모두 구하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우리 사회가 코로나를 앓았던 기간 동안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모두 3만2,000명쯤 된다”며 “그런데 같은 기간 동안 자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3만9,500명 정도”라고 했다. 이어 “한 해 평균 1만3,000명쯤이 자살로 목숨을 잃고 있다”며 “이 숫자는 한 30년 전쯤 교통사고로 사망한 1년의 사망자와 같은 숫자”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그동안 꾸준히 줄어들어서 지금은 2,000명 조금 넘는 정도의 수로 줄어들었다”며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그동안 80%가 줄어든 것처럼 우리 자살자 수도 우리가 노력만 한다면 반드시 줄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참석하신 복지부와 과기정통부는 자살 예방 상담 통합번호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실행에 임해 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통합번호 운영을 위한 시스템 전환뿐 아니라 109 통합번호가 모두의 일상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 알리는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머지않아 세 자릿수 자살 상담 직통전화가 개통된다면 자살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살을 망설이는 분들이 하루라도 빨리 그 고통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민통합으로 가다가는 길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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