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이틀째인 3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 내 군항을 둘러보며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이틀째인 3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 내 군항을 둘러보며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대통령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신당 창당설’에 휘말렸다. 대통령실은 신당 창당설에 ‘펄쩍’ 뛰었지만, 총선 전까지 이같은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4일 서면브리핑을 내고 신평 변호사가 언급한 ‘대통령 신당 창당설’에 대해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황당무계한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부인했다.

김 수석은 “‘대통령의 멘토’란 황당한 이야기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오랜 공직 생활 때문에 공식 라인을 제외하고 사적인 관계에서 공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한다”며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맡은 이후 신평 씨와 국정이나 정치 문제에 대해 그 어떠한 이야기도 나눈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신 변호사는 지난 3일 KBS ‘주진우 라이브’에서 "내년 수도권 공략 실패로 국민의힘 의석수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은 도저히 안 되겠다’하며 신당 창당을 생각 중"이라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이 방송에서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대통령을 폄훼했다"며 “같이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박기도 했다.

신 변호사는 지난 2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정계개편 가능성이 있다며 신당 창당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이 주장은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켰지만,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 대통령실, ‘대통령 신당 창당설’에 ‘화들짝’

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대통령실이 ‘신평 씨’라고 지칭하며 입장문을 냈다. 이는 신 변호사가 ‘대통령의 멘토’라고 불리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전언’이라고 언급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총선에 개입하지 않으며, 신당 창당 등 정계개편에 신경을 쓸 시간에 국정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여의도 정가에는 ‘당선 시 신당 창당설’ ‘정계 개편설’ 등이 돌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출신 정치인이 아닌 외부에서 ‘수혈’된 대선 후보였기 때문에 이같은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선 ‘열린우리당 창당’을 빗댄 이야기라는 반응이 나왔다. 집권 여당에서 대통령이 의원 다수와 함께 탈당해 총선에 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반면 다른 주장도 있다. 윤 대통령이 ‘수혈’된 인물인 만큼, 당 개편을 원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여의도 정치인 불신’은 이미 유명하다”며 “이 때문에 ‘신당 창당설’과 ‘검사 대거 공천설’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에 ‘물갈이’를 위해 검사를 공천하거나, 아예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단 대통령실의 부인으로 ‘신당 창당설’은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총선이 다가오면 또 비슷한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총선 전 신당 창당에 부정적인 평가가 다수(‘좋지 않게 본다’ 55%)인 것을 감안하면 ‘대통령의 신당 창당설’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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