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전·현직 원내대표와 간담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전·현직 원내대표와 간담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후 연일 ‘통합’ 메시지를 내고 있는 가운데, 26일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일제히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엇박자’ 때문에 당내 계파 갈등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이재명 연일 ‘통합’ 메시지… 전‧현직 원내대표 ‘공감’

이 대표는 당무에 복귀한 지난 23일부터 ‘통합’ 메시지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복귀 일성으로 “민주당이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그의 통합 메시지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현직 원내대표와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나왔다. 이 대표는 “집권 세력의 폭정을 바로잡고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당의 모든 역량을 총집중 해야한다”며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고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이 168일 앞으로 다가왔다”며 “우리 민주당은 더더욱 하나가 되고 우리 국민들에게 기대를 심어드려야 한다. 언제나 말씀드리는 것처럼 작은 차이를 넘어서 단합하고 단결해서 국민의 승리로 나아가는 길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분열은 필패, 단결은 필승’이라는 각오로 저부터 솔선수범하고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 대표의 말에 전‧현직 원내대표들은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선우 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첫 번째 조건도 마지막 조건도 단합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당 대표 및 지도부가 통합을 위해 노력을 더 경주해 달라고 당부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우상호·우원식·이인영·윤호중·박홍근·박광온 전 원내대표와 비명계로 분류되는 홍영표 전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 다시 비판 목소리 내는 비명계… 친명계 ‘답답’

하지만 이러한 이 대표의 통합 메시지에도 비명계 의원들은 다시 이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비방 현수막을 내건 것에 대해 비판했다.

최근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에 비방 현수막이 걸렸다. 이 의원의 지역구(경기도 화성) 사무실 앞에는 ‘민주당 내의 검찰독재 윤석열의 토착왜구 당도5 잔당들’, ‘나에게 한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번 천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에 비명계 의원들은 이를 제지하지 않는 이 대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원욱 의원 지역에 내걸었던 현수막 ‘남은 1발의 총알’ 운운은 너무 부끄럽고 소름 끼칠 지경”이라며 “민주주의와 인권을 근본 가치로 여기는 민주당이 이 정도로 썩고 망가졌는지 한숨이 절로 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수수방관하고 있을 건가. 아니면 즐기고 있는 건가”라며 “통합? 헛웃음이 난다”고 직격했다.

조응천 의원도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말로는 ‘왈가왈부하지 말자’ 그러는데 이런 행위야말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굉장히 심한 행위”라며 “여기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왜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제지도 안 하고 그냥 놔두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말로만 ‘왈가왈부하지 말자’ 결국은 굉장히 포용하는 것처럼 하면서 시간은 우리 편이고 고사 작전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비명계 의원들의 비판 재개에 친명계(친이재명계) 사이에서는 ‘답답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대표가 단결해서 나가자는 얘기를 하는데도 다른 얘기를 하시는 분들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무엇을 바라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비명계 의원들을 만나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제가 알기론 이 대표가 단식 전에 여러 번 만나고 전화도 한 걸로 안다”며 “소통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총선을 앞두고 비명계의 비판 목소리가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총선을 앞두고 (비판 목소리가) 더 줄어들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하고 각을 세우는 소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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