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찾아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찾아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뒤 첫 지역 일정으로 대전을 선택했다. 정부‧여당이 ‘메가시티 서울’을 띄우고 R&D(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삭감한 가운데, 이와 관련된 지역인 대전을 방문해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이재명, ‘국토균형발전’과 ‘R&D 예산 복원’ 강조

이 대표는 15일 대전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 R&D 예산 관련 현장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또 중앙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대전 중구 대전시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토균형발전은 우리 시대의 과제이고 지방에 대한 정책적 고려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자 의무가 됐다”며 국토균형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여당의 ‘메가시티 서울’ 전략을 겨냥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 서울을 늘려나가겠다는 아주 황당무계한 ‘표’퓰리즘적인 주장이 우리 국민들의 걱정거리를 늘리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지역이 공평하게 성장의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충청 지역의 국민 여러분께서도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신 것 같다”며 “민주당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국토균형발전의 과제를 충실하게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력을 총동원해 R&D 예산 복원을 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서 R&D 예산 관련 간담회를 열고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져야 대한민국의 미래도 있고 지속적 성장과 발전도 가능할 것인데 어처구니없게도 증액돼 왔던 R&D 예산을 (정부가) 대규모로 삭감했다”며 “현장의 연구개발에 매우 큰 지장을 초래하고 일부 연구원들에게는 생계의 위협을 가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장의 어려움을 현장에 계신 여러분의 말씀을 들어보고 민주당이 이번 예산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 대전 민심 살핀 이재명

아울러 이 대표는 시민들과의 소통 행보도 이어갔다. 그는 간담회 후 대전 중앙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악수하고 사진도 찍었다. 이날 시장 방문에는 대전 대덕구청장 출신인 박정현 최고위원과 대전을 지역구로 둔 황운하 의원 등이 함께했다. 이 대표의 시장 방문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 대표의 대전 방문은 당무에 복귀한 뒤 첫 지역 일정이다. 이 대표가 대전을 방문한 데에는 정부‧여당의 ‘메가시티 서울’ 전략과 R&D 예산 삭감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전이 수도권과 밀접해 있고 R&D와 관련된 대덕특구가 있는 만큼 정부‧여당의 전략을 지적하기에 적합한 지역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내년 총선을 대비한 민생 행보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심의 향배를 좌우했던 지역인 만큼 민심을 살피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장성호 전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말했다. 그는 “충청권은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그런데 최근 국민의힘이 많이 올라온다”며 “충청권이 총선에서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있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방문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전은 민주당의 우세지역으로 분류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대전의 7개 지역 모두 민주당이 석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을 앞질렀고, 같은 해 6‧1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가 대전시장에 당선됐다.

이러한 가운데 이 대표는 최근 ‘대전 챙기기’에 신경 써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명직 최고위원에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을 임명한 점이다. 민주당은 박 최고위원 임명을 발표할 당시 충청과 여성을 강조한 인사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