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관련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관련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재판부가 대장동‧백현동 재판과 위증교사 재판을 따로 심리하기로 하면서 ‘주 3회 법원 출석’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 사이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고,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성남FC 뇌물 의혹에 더해 병합이 거부된 위증교사 재판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대표는 21일에도 대장동과 성남FC 뇌물 의혹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 또한 오는 24일에도 선거법 관련 재판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서 국민의힘은 이를 다시 부각하고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각종 불법과 비리 혐의로 재판 법정에 출석하느라 직무수행은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양상에 비명계 의원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대표가 계속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일 경우 민주당이 뭘 하든 ‘방탄’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대표가 민생 현장 많이 갔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무슨 얘기를 해도 ‘아, 저거 자기 방탄하려고 한 거야’ (라고 보일 수 있다.) 우리가 뭐를 해도 이거는 방탄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사법 방어에만 몰두해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동안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해 오던 이낙연 전 대표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난 18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대표)의 사법 문제가 민주당을 옥죄고 그 여파로 당 내부의 도덕적 감수성이 퇴화했다”며 “당내 민주주의와 다양성이 억압되고 정책이나 비전을 위한 노력이 빛을 잃게 됐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런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노력을 안 하는 건 아닐 텐데 잘 보이지 않는다”며 “사법적 문제가 다른 것을 가리는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고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대로 가고 있다. 굉장히 심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친명계, 비명계 향해 ‘불쾌감’ 표출

비명계의 계속된 비판에 친명계 의원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강성 친명계로 분류되는 민형배 의원은 ‘혁신계’를 자청하는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을 저격했다.

그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원칙과 몰상식’으로 가득한 말을 막 쏟아 놓으니까 모두가 의아해한다. ‘저 사람들 경선에 밀릴 것 같으니까 공천 보장하라고 투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또 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 방탄을 언급한 것에 대해 “‘방탄’이나 제대로 했는가”라며 “지난번 체포동의안 가결한 건 뭔가. 검찰 공격에 단 한 번도 제대로 맞서지 않고 싸우기는커녕 방어조차 변변히 못 한 정당의 구성원들이 대놓고 할 얘기는 아니다”라고 적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싫으면 나가면 된다”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새 당을 하려면 이념이 분명해야 한다. 보수‧진보‧중도 공통의 원칙과 상식”이라며 “곳곳에 꽹과리 소리다. 총선 시즌 고정 레파토리”라고 ‘원칙과 상식’ 모임을 평가절하했다.

안민석 의원은 지난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은 정권과 맞서야 될 때인데 야당 대표와 맞서야 될 때가 아니라서 ‘원칙과 상식’ 네이밍 자체가 대단히 잘못됐다”며 “그리고 이런 부분에 대한 지적을 이 전 대표께서 이분들에게 하셨다면 당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었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시대정신은 민주당이 똘똘 뭉쳐서 윤석열 정권과 싸우라는 것”이라며 당의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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