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 뉴시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양대노총 중 하나이자 강성으로 분류되는 민주노총에서 사상 첫 ‘연임 위원장’이 탄생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속되고 있는 노정갈등 속에 3년 더 중책을 맡게 된 양경수 위원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위원장 선거 절차에 돌입했던 민주노총은 지난 27일을 기해 모든 투표 일정을 마치고 개표를 진행한 뒤 28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63.97%의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선거의 승자는 연임에 도전했던 양경수 후보다. 56.61%의 득표율을 기록한 그는 31.36%에 그친 박희은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로써 양경수 위원장은 민주노총 역사상 첫 위원장 연임에 성공하며 또 하나의 뜻 깊은 이정표를 남기게 됐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분회장,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3년 전인 2020년 비정규직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민주노총 위원장 자리에 오른 바 있다.

반면, 박희은 후보가 고배를 마시면서 민주노총 역사상 첫 여성 위원장 탄생은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첫 당선 때부터 ‘강경파’로 분류됐던 양경수 위원장은 취임 첫해인 2021년 8월 구속된 전력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고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였다. 이후 그는 같은 해 11월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돼 석방됐고,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엔 정부와 더욱 대립각을 세웠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을 앞세워 여러 정책을 추진하며 노조를 전방위 압박한 가운데, 민주노총은 총파업 등을 실행에 옮기며 맞섰다. 특히 지난 5월엔 건설 노동자가 분신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양경수 위원장이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이번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도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더욱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개편, 근로시간제 개편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있기도 하다. 향후 노정갈등을 둘러싼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한편, 양경수 위원장의 두 번째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간이다. 사상 첫 비정규직 출신 위원장이자 첫 연임 위원장으로서 3년 더 민주노총을 이끌게 된 그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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