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나란히 윤석열 정부에 맞선 투쟁과 심판을 강조한 신년사를 내놓았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초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나란히 윤석열 정부에 맞선 투쟁과 심판을 강조한 신년사를 내놓았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초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나선 민주노총의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24년 ‘청룡의 해’가 밝은 가운데, 올해도 정부와 노동계는 첨예한 대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적한 현안 속에 양대노총은 나란히 윤석열 정부에 맞선 투쟁을 새해 일성으로 내놓았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말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정말 다사다난했다는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2023년이 저물어 간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계에 대한 적대시 및 탄압과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 폭력 연행 등을 언급하며 2023년을 되돌아봤다. 또한, 그런 가운데서도 조합원들이 힘을 모아 ‘주69시간’ 변경 시도를 막아내는 등의 성과를 남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동명 위원장은 이어 올해 예정된 총선을 언급했다. “총선은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 한 명을 뽑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다. 현 여소야대 국면에서도 정부의 반노동적이고 친자본적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노동계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고 본회의까지 통과된 간호법과 노조법 2·3조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고 다쳐서, 그야말로 목숨값으로 어렵게 만들어진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악하려한다. 정년과 연금 수급연령 불일치 등으로 가뜩이나 은퇴 후 생계 위협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연금 개악까지 진행 중이다”며 “총선 결과에 따라 또 어떤 파도가 몰아칠지 상상하기가 두려울 정도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없겠지만, 22대 총선 역시 향후 노동정책의 향방을 가를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총선방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신중함을 잃지 않고, 결정된 총선방침에 대해서는 단결되고 조직된 모습을 보여주는 자랑스런 한국노총의 기풍을 굳건히 하자”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당선된 직후 저와 류기섭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에 맞서 단결과 투쟁을 무기로 당당하게 맞서 싸우겠습니다. 동지여러분이 28대 한국노총 집행부의 자신감과 자긍심의 원천이 되어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 지난 1년간 28대 집행부의 자신감과 자긍심의 원천이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새해에도 변함없이 자랑스런 한국노총의 자존심이 되어주시고, 한국노총이라는 큰 나무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주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역사상 첫 연임에 성공한 양경수 위원장도 지난 2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에서 그는 “새로운 해의 시작이 평온하고 희망차야하지만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은 녹록지 않다”며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새해 첫날부터 노동, 교육, 연금을 개악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윤석열 정권을 하루라도 빨리 퇴진시키는 것이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양경수 위원장 역시 올해 예정된 총선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2024년 총선은 윤석열 정권 2년을 평가하는 선거이자, 우리 사회의 전망을 세워내는 선거”라며 “지난 2년간 윤석열 정권의 퇴행과 폭주에 대해 엄중한 심판을 내려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쟁취해야 한다. 여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더욱 안전하고 더욱 평등하며 더욱 진보하도록 총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대노총 모두 신년사를 통해 정부에 맞선 강력한 투쟁은 물론, 총선에서의 정권 심판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올해 노정관계 역시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연장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 연초부터 극심한 노정갈등이 예고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