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특단의 대책 필요… 티와이홀딩스 유동성 지원이 유일한 희망”

한투증권은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 태영건설
한투증권은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 태영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최근 들어 ‘유동성 위기설’이 나돌고 있는 태영건설을 상대로 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증권사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 19일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은 ‘태영건설 현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모든 지방 현장이 미착공 상태에서 PF 대출 연장 없이 사업을 마감할 시 이행 가능성이 높은 PF 대출 보증잔액 규모를 총 7,200억원 가량으로 추산했다.

한투증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보증한 PF 대출 잔액은 올해 3분기말 기준 총 4조4,1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민자 SOC 사업을 위한 PF 대출 보증액을 제외한 순수 부동산 개발 PF 잔액은 3조2,000억원 규모다. 문제는 상환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미착공 상태로 남아 있는 현장의 비중이 과반이라는 점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강경태 한투증권 연구원은 “단기 유동성 부족이 문제”라며 “태영건설의 올해 3분기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300억원, 부채비율은 478.7%에 달한다. 시공능력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건설사를 통틀어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티와이홀딩스의 유동성 지원이 유일한 희망”이라며 “핵심 관계기업인 SBS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투증권은 태영그룹이 에코비트 지분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거나 비핵심 자회사나 관계기업 지분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을 태영건설에 대여금 형식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에코비트는 사모펀드 운영사 KKR과 태영그룹의 TSK코퍼레이션이 공동 설립한 환경업체로 앞서 지난 2021년 10월 에코솔루션그룹(ESG)과 합병 작업을 완료한 바 있다. 현재 에코비트는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와 KKR이 각각 지분 50%씩을 보유 중이다.

올해 1월 중순경 태영건설은 자금운용 안정성 확보를 위해 티와이홀딩스로부터 4,000억원(이자율 연 13%)을 장기차입했다. 티와이홀딩스는 당시 KKR로부터 사모사채 형식으로 4,000억원을 투자받아 태영건설을 지원했다.

강경태 연구원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도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루머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이후 PF 유동화 증권 스프레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유동성 위기설 등을)경계하되 예단하지 말고 회사의 대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건설업계 내 PF발 위기설이 고조되자 금융당국은 PF 부실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12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마친 자리에서 “사업성이 미비한 사업장이나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사‧금융사의 경우 시장 원칙에 따라 적절한 조정 및 정리, 자구 노력, 손실부담 등을 전제로 자기가 책임져야 하다는 대원칙이 있다”며 부실 사업장 등 ‘옥석 가리기’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금감원 등에 의하면 PF 대출잔액은 올해 9월말 기준 총 13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말 92조5,000억원보다 40조원 가량 증가한 규모다. 문제는 고금리 기조,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연체율까지 올랐다는 점이다. 지난 2020년말 0.55%였던 연체율은 올해 9월말 기준 2.42%까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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