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 상설화를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김형진 KMVNO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 조윤찬 기자
21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 상설화를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김형진 KMVNO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 조윤찬 기자

시사위크|광화문=조윤찬 기자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를 상설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이 내년 시행된다. 알뜰폰 업계는 그동안 해당 제도가 일몰제로 운영된 탓에 설비투자에 나설 수 없었다고 설명하며 해당 법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러나 도매대가 협상을 직접 알뜰폰사가 하는 것으로 전환되는 점은 알뜰폰 업계가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 “사후규제 대응, 2024년 협회 최대 현안”

20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를 상설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제도는 3년 일몰제로 운영돼 제도가 지속되려면 국회의 입법이 필요했다.

지난 2010년 도입된 도매제공의무제도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기간통신사업자의 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재판매할 수 있게 해준다.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인 SKT는 이 제도에 따라 의무적으로 망을 제공해야 한다.

21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이하 KMVNO)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도매제공의무제도 상설화를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형진 KMVNO 회장(세종텔레콤 회장)은 “도매제공의무제도가 3년 일몰제로 운영돼 알뜰폰사들이 언제 사업을 그만둬야 할지 몰랐다”며 “38조가 개정돼 사업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사업자들은 미래를 위해 손해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보면 1년간 기존처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대신 도매대가(알뜰폰 사업자들이 통신사의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 협상을 한다. 그러나 이후에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직접 SKT와 협상하는 사후규제 방식으로 전환된다.

개정안은 △도매대가가 앞서 책정된 도매대가에 비해 부당하게 높아지거나 △도매제공에 차별적인 조건이나 제한을 부과하는 경우 등에서 정부가 이를 반려할 수 있도록 했다. 알뜰폰 업계는 협상력이 부족해 과기정통부가 협상하는 방식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사후규제로 전환되는 것에 대해 김 회장은 “알뜰폰사들이 SKT와 협상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협상을 하게 해주기 때문에 그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MNO(이동통신망사업자)도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정부와 통신3사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어떤 경우에 차별적인 조건 등이 해당되는지는 시행령에서 규정된다.

KMVNO 관계자는 “2024년에는 사후규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향을 잡는 것이 협회의 최대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도매제공의무제도 상설화, 설비투자로 이어질까

정부는 알뜰폰 업계가 설비투자에 나서 경쟁력을 키우길 바라고 있다. 올해 과기정통부는 풀MVNO(자체 설비보유 사업자)가 나오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알뜰폰 업계는 도매제공의무제도 상설화 덕분에 설비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보고 있다.

풀MVNO가 탄생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 회장은 “지금까지 풀MVNO가 나오지 않은 건 도매제공의무제도가 일몰제였기 때문”이라며 “향후 가입자 모집에 힘을 써 풀MVNO를 위한 기반을 준비하겠다. 시장 상황을 보고 시설 투자에 들어갈 것이다. 비용이 많아질 텐데 인센티브 정책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최근 풀MVNO를 추진하던 스테이지파이브는 제4이동통신사에 신청했다. KMVNO 회장사인 세종텔레콤 또한 제4이통사에 신청했다. 주파수를 할당 받으면 알뜰폰 사업자가 아니게 된다. 이들은 풀MVNO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알뜰폰 소비자가 중시하는 것에 대해 고명수 스마텔 회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가격”이라며 “가격이 저렴한 부분이 만족도가 높다. 또 무엇보다 고객센터가 중요한데 이용자와 고객센터 사이 연락이 원활하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AI 고객센터로 바꾸고 상담사 연결을 원하면 전화통화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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