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를 상설화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뉴시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를 상설화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 상설화’ 법안이 통과됐다. 야당 의원들은 도매제공의무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지만 정부 뜻대로 상설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야당의 입장도 반영돼 알뜰폰 사업자들이 직접 통신사와 도매대가 협상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 도매제공의무제도 상설화…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협상

도매제공의무제도는 통신3사(SKT, KT, LGU+) 위주로 구성된 통신시장에 변화를 주기 위해 2010년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도입됐다. 이 제도는 통신설비를 갖추지 않은 사업자가 기간통신사업자의 망을 빌려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알뜰폰(MVNO) 사업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정부가 도매대가(알뜰폰 사업자들이 통신3사의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를 알뜰폰 사업자들 대신 SKT(도매제공의무사업자)와 협상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제도 덕분에 소규모 알뜰폰사들이 사업을 해왔다는 것이 알뜰폰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도매제공의무제도는 지난해 9월 일몰돼 알뜰폰 업계는 사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를 상설화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전체회의에서 통과된 개정안에는 1년간 현행 도매제공의무제도를 유지하고 이후부터는 사후규제로 바뀌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결국 국회는 정부 정책대로 도매제공의무제도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개정안대로면 기존에 과기정통부가 SKT와 도매대가를 협상했던 방식은 향후 중단된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 1년 이후에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직접 SKT와 도매대가를 협상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도매대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고 판단한 경우에 개입하게 된다.

◇ 풀MVNO 탄력 받나… 스테이지파이브 “상설화는 긍정적”

앞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알뜰폰 사업자들이 직접 통신사와 도매대가를 협상하는 경험을 하면서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며 “도매대가가 너무 높으면 정부가 사후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과방위 의원실의 입장과 정부 정책의 절충안으로 이번 개정안이 마련됐다.

도매제공의무제도가 지속하게 됐지만 알뜰폰 업계는 부족한 협상력을 걱정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은 SKT와 협상해본 경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가 알뜰폰사의 사업을 계속 지원해줘 경쟁력 없는 중소 사업자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국회에서 나왔다.

KT와 LG유플러스는 도매제공의무사업자가 아니지만 SKT처럼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망을 빌려주고 있다. 통신업계는 정부 규제가 없어도 망을 제공하고 있다며 규제가 줄어드는 방향이 시장에 좋다는 입장이다.

주요 알뜰폰 사업자인 스테이지파이브는 도매제공의무제도가 상설화된다는 측면은 긍정적으로 봤다. 스테이지파이브 관계자는 “도매제공의무제도 상설화는 고객에게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알뜰폰 시장에 도움이 되는 법안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8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도매제공의무제도가 상설화돼 알뜰폰 사업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이동통신 경쟁을 촉진하고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경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 서비스를 단순 재판매하는 알뜰폰 사업자들 가운데서 풀MVNO(자체 통신설비 보유 사업자)가 나오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과정이 남아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과기정통부는 도매제공의무제도 상설화로 풀MVNO를 뒷받침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스테이지파이브는 풀MVNO가 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정부는 도매대가 관련해선 앞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도매대가 산정이 매우 불편해지고 힘들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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