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유니켐의 최대주주가 변경될 예정이다. / 유니켐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유니켐의 최대주주가 변경될 예정이다. / 유니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올해 치열하게 전개돼온 유니켐의 경영권 분쟁이 결국 반기를 든 2대주주 측의 완승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기존에 사실상의 최대주주였던 이장원 전 대표를 떠나 정재형 대표 품에 완전히 안기게 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유니켐은 경영권 분쟁의 마침표를 찍는 한편, 변화의 행보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결국 주인까지 바뀌는 유니켐

코스피 상장 피혁업체인 유니켐은 26일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과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 결정’을 잇따라 공시했다. 이는 유니켐을 둘러싸고 이어져온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공시다.

먼저,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은 최대주주 변경 예고를 골자로 한다. 사실상의 2대주주이자 유니켐 경영권을 거머쥔 정재형 대표 측이 기존 최대주주이자 경영권 다툼을 벌여온 이장원 전 대표 측의 지분을 모두 넘겨받는 것이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정재형 대표가 이끌고 있는 햇발은 이장원 전 대표의 가족회사인 유니와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이던 유니켐 지분 20.79%를 378억원에 매입한다. 주당 가격은 1,884원이다. 계약금 45억원과 중도금 216억원은 지난 22일 지급됐고, 이 중 중도금은 대물변제 방식으로 이뤄졌다. 121억원의 잔금은 내년 7월 1일에 지급될 예정이다.

해당 거래가 마무리되면, 햇발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이 31.66%로 증가하며 유니켐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와 함께 공시된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 결정’은 유니켐과 이장원 전 대표의 완전한 관계 청산을 의미한다. 유니켐이 지난 22일, 보유 중이던 유니원 지분 60%를 212억원에 처분했다는 내용이다. 유니원은 기존에 유니켐과 이장원 전 대표 가족회사 유니가 각각 60%, 40%의 지분을 보유 중이었다. 거래 상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장원 전 대표 측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로써 유니켐을 둘러싸고 이어져온 경영권 분쟁은 막을 내리게 됐다. 승자는 정재형 대표다. 

정재형 대표는 올해 2월부터 햇발을 통해 유니켐을 향한 주주권리 행사 소송을 제기하며 공세를 시작했다. 당시 유니켐은 골프장·리조트 사업과 관련해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 휩싸여 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던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본격화한 햇발의 공세는 곧장 뚜렷한 성과로 이어졌다. 햇발을 중심으로 소액주주들이 세력을 규합하면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한 감사 및 사내이사 선임이 성공한 것이다. 정재형 대표는 이때 유니켐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된 유니켐 경영권 분쟁은 지난 9월 ‘2차 격돌’이 이뤄지며 더욱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햇발 측의 요구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햇발 측이 유니켐 이사회를 장악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정재형 대표는 이장원 전 대표를 밀어내고 유니켐 대표 자리에 오른 바 있다.

이어 지난 11월 개최된 임시주주총회 역시 햇발이 승리했다. 햇발 측 인사 2명의 사내이사 선임은 가결된 반면, 정재형 대표의 해임 등을 추진한 이장원 전 대표 측의 ‘역습’ 시도는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처럼 1년여에 걸친 치열한 분쟁 끝에 새 주인을 맞게 된 유니켐은 지배구조는 물론 경영 전반에 있어서도 뚜렷한 변화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신호탄’도 쐈다. 경영권 분쟁의 ‘종식’을 의미하는 2건 지분 거래와 함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것이다. 유니켐은 내년 3월 말까지 1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진행할 방침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유니켐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226800007
2023. 12. 26.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유니켐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 결정’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226800011
2023. 12. 26.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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