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필주 기자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을 위한 기존 4가지 자구 방안 이후에도 유동성이 부족하다 느낄시 지주사 티와이(TY)홀딩스와 핵심계열사 SBS 지분까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제시했다.

9일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채권단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 노력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면서 “만약 그래도 (자구 노력 등이)부족할 경우에는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워크아웃 신청 후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면서도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자구계획 이행으로 논란을 자처해 다시 추가 자구안을 마련했고 채권단 여러분께 오해와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그간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이날 윤세영 창업회장은 부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에 대한 정리 의사도 표명했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지금 어려움을 겪는 것은 먼저 저희 욕심이 과다했던 탓이 크고 고금리 및 부동산경기 침체 등의 요인으로 기존 PF대출의 롤오버(만기 연장)가 안 됐기 때문”이라며 “PF 사업장 중 정리해야 할 곳도 분명히 있다. 정리할 곳은 과감히 정리하고 건실한 사업장들은 살려서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사태로 국가 경제의 큰 부담을 주고 국민‧정부‧채권단에 깊은 염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반드시 태영건설을 정상화시켜 채권단과 저희와 관련된 모든 분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밝혔다.

한편 앞서 이날 오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에 참석해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에서는 자기책임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며 “채무자‧대주주(태영그룹 오너일가 등)는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제시함으로써 워크아웃 추진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는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다만 그는 “채권단도 채무자로부터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경우 기업개선을 위해 불가피하다면 채무자의 직접 채무 뿐만 아니라 직‧간접 채무 또는 이해관계자의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태영그룹이 진정성 있는 자구책을 마련할 경우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적극 협조해달라는 뜻을 밝혔다.

당시 이복현 금감원장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강석훈 KDB산업은행장은 “지금 상태로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을)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태영그룹으로부터)진정성 있는 추가안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태영그룹에 추가 자구책 마련을 요구했다.

오는 11일 채권단은 1차 협의회를 열고 △태영건설을 상대로한 워크아웃 개시 여부 △채권행사 유예 및 기간 △기업개선 계획 수립을 위한 실사진행 △PF사업장 관리 기준 등을 논의한 뒤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