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정부‧여당의 거부 정치가 끝이 없다”고 맹비판했다. 국정 운영을 책임져야 할 정부‧여당이 거부에만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대체 거부 말고 이 정부가 하는 게 뭔가. 거부가 아니라 뭘 할지를 내놓으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계속 뭘 하겠다고 말은 하는데 실제로 행동은 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후보 때 공약했던 수없이 많은 약속은 다 어디에다가 팽개치고 또 공약하고 있다”며 “지금 공약을 할 게 아니라 정부‧여당은 할 수 있는 일을 즉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협조하겠다. 거부하지 말고 할 일을 내놓으시길 바란다”며 “그게 정부‧여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18일) 의원총회를 통해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거부권을 건의하면서 동시에 민주당에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 독소조항을 제거하는 안을 가지고 재협상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에 홍익표 원내대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임 후 첫 의총 결론이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 건의라고 하니 참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을 위한 정치, 그리고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오직 대통령과 그 가족을 위한 정치,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정치만 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참 비정한 정권이고 정당이다.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면서 재협상 요구를 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수정안을 중심으로 유가족과 민주당은 양보를 거듭했다”며 “국민의힘이 요구한 것은 결국 특조위 자체는 받는 척하면서, 그 특조위를 무력화하려고 하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다. 국민이 주는 마지막 기회”라며 “이태원 특별법의 정부 이송 즉시 공포해 달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유가족들이 한겨울에 오체투지하고 어머니들의 삭발을 외면하지 말라”며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진실을 가리기 위한 시도에 맞서 이태원 참사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끝까지 유가족‧피해자들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