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4개월여 만에 수수료 전면 무료를 종료하고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도입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또 한 번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파격적으로 도입했던 ‘수수료 전면 무료’를 종료하고,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도입했다. 수수료 무료화로 쏠쏠한 효과를 본 가운데, 출혈을 멈추고 점유율과 실적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올해, 빗썸의 적극적인 행보가 어떤 성과로 이어지게 될지 주목된다.

◇ ‘전면 무료’ 끝내고 ‘업계 최저’ 수수료로 전환

빗썸은 5일을 기해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온 ‘수수료 전면 무료’를 종료하고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도입했다. 모든 가상자산에 대해 ‘0.04%’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빗썸은 이러한 새 수수료 정책이 국내 최저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빗썸의 과거 수수료인 0.25%보다 84%나 낮을 뿐 아니라, 업계 평균인 0.2%보다도 80% 낮다는 것이다.

빗썸은 지난해 8월 일부 가상자산에 대한 수수료 무료화를 시행했으며, 이후 이를 점차 확대하다 10월부터는 아예 ‘전면 무료화’를 선언한 바 있다. 이는 업계 내 입지, 즉 점유율 확대를 노린 ‘승부수’로 풀이됐다.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진 점유율을 끌어올려 압도적 업계 1위 업비트에 맞서기 위해 큰 출혈마저도 감수한 모습이었다.

효과는 뚜렷했다. 일부 무료화 때부터 확인된 효과가 전면 무료화 이후엔 더욱 뚜렷해졌다. 업계 내 점유율이 단기간에 눈에 띄게 상승했을 뿐 아니라, 잠시지만 업비트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효과 이면엔 피할 수 없는 고민이 있었다. 빗썸의 수익구조에서 수수료는 사실상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비중이 컸다. 따라서 수수료 전면 무료화 정책은 단순한 출혈이 아닌, 수익구조의 포기를 의미했다. 지속불가능한 임시방편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수수료 무료 종료를 적절한 시기에 연착륙시키고, 이후에도 끌어올린 점유율을 유지 및 높여나가는 것이 빗썸의 당면과제로 지목된 바 있다. 또한 일각에선 빗썸의 이러한 정책이 공정한 시장경쟁 질서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지난해 빗썸을 부당염매 행위로 고발한 것이다.

빗썸의 이번 수수료 정책 변화엔 이 같은 당면과제에 대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수수료 전면 무료는 4개월 만에 종료하되,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도입해 그 여파를 최소화하고자 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빗썸은 충성고객 확보 차원에서 각종 혜택도 강화하고 나섰다. 멤버십 등급에 따라 메이커 주문(예약주문 방식) 거래체결 시 지급해온 리워드를 여러 방면으로 확대한 것이다. 멤버십 등급에 따라서는 리워드 혜택을 통해 사실상의 수수료 무료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기존 전략이 점유율 확대에 치중돼있었다면, 이제는 점유율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으로 변화한 모습이다.

빗썸이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한동안 위축됐던 가상자산 시장은 최근 뚜렷한 회복 및 상승 흐름을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그동안 리스크로 작용해온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제도권에 안착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많은 변수가 존재하지만, 향후 긍정적인 전망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이런 가운데, 빗썸은 분위기 쇄신 및 경쟁력 강화가 반드시 요구되고 있기도 하다. 빗썸은 지난해 주요 주주가 얽힌 비리 사건으로 인해 거듭 불미스런 잡음에 휩싸인 바 있다. 대부분은 빗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안이었으나, 빗썸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의 이상준 전 대표가 ‘뒷돈 상장’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또한 빗썸은 오는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 추진을 공식화한 상태다. 상장을 무사히 마무리짓고, 이 과정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핵심 성과 지표라 할 수 있는 점유율 및 수익성 강화가 필요하다.

또 한 번 승부수를 띄운 빗썸이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하며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에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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