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이드·스마트쇼핑 등 신기능 도입… 원키 리워드는 내년에
동일 호텔 중복 노출 및 등급 표기 제멋대로… 문제점 방치
그룹CEO “중복 노출은 유료광고… 호텔 등급에 소비자 평가 반영”

호텔스닷컴 코리아 20주년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 익스피디아 그룹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존 지젤만 익스피디아 브랜드 대표이사, 피터 컨 익스피디아 그룹 부회장 겸 CEO, 멜라니 피시 익스피디아 그룹 글로벌 PR 시니어 디렉터. / 익스피디아 그룹
호텔스닷컴 코리아 20주년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 익스피디아 그룹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존 지젤만 익스피디아 브랜드 대표이사, 피터 컨 익스피디아 그룹 부회장 겸 CEO, 멜라니 피시 익스피디아 그룹 글로벌 PR 시니어 디렉터. / 익스피디아 그룹

시사위크|소공동=제갈민 기자  호텔스닷컴이 한국 시장 진출 20주년을 맞아 AI(인공지능)을 접목한 신기능 도입 등 한국 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다. 다만 호텔스닷컴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부정확한 점이 일부 존재하고, 숙소 검색 시 동일한 호텔이 여러번 반복해 노출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 확대 이전에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호텔스닷컴은 21일 오전, 롯데호텔 서울에서 한국 출범 20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피터 컨 익스피디아 그룹 부회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와 존 지젤만 익스피디아 브랜드 대표이사, 멜라니 피시 익스피디아 그룹 글로벌 PR 시니어 디렉터가 참석해 익스피디아·호텔스닷컴 앱에 새롭게 도입하는 기능을 설명하고 질의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2004년 한국에 호텔스닷컴 영문 웹사이트를 처음 개설한 후 2008년 한국어 웹사이트를 선보였다. 호텔스닷컴 코리아 측은 “우리는 한국인 소비자를 위한 현지화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럼에도 일부 한국인 여행객들은 종합적인 여행 정보를 찾는 것에 어려워하고, 오히려 많은 선택지로 인해 복잡함을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에 호텔스닷컴은 장벽을 허물고 여행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 및 기능을 개발하고 이를 한국에서 사용하는 앱에 도입하는 행보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여행 가이드 △여행 플래너 △스마트쇼핑 숙소 비교 도구 등이 있다. 항공권이나 호텔 가격이 인하될 때 실시간으로 알림을 전달하는 ‘가격 추적’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로열티 프로그램 ‘원키(One Key)’를 내년쯤 국내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원키는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 앱을 통합한 리워드 프로그램으로, 소비자들은 익스피디아 그룹 브랜드와 플랫폼 전반에서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기능들은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 에이전시) 플랫폼들에서 이미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씨트립 계열의 트립닷컴 등이 있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트립닷컴을 통해 호텔·항공권을 검색할 시 가격이 변하거나 남은 객실수·좌석수가 줄어들면 알림을 주고 있다. 또 여행지의 볼거리·즐길거리를 선별해 제안하는 여행가이드와 같은 기능은 트립닷컴에서도 ‘트래블로그’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타 OTA를 이용해 오면서 포인트(리워드) 등을 적립한 소비자가 굳이 익스피디아 및 호텔스닷컴을 이용할 만큼 매력적인 아이템이 있는지 의문이다.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은 호텔을 등급별로 분류할 때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등급결정을 따르지 않고 임의로 자체 등급 기준을 적용한다. 이 때문에 일부 5성 호텔은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 등에서 4성 호텔로 분류되기도 한다. / 익스피디아 앱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은 호텔을 등급별로 분류할 때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등급결정을 따르지 않고 임의로 자체 등급 기준을 적용한다. 이 때문에 일부 5성 호텔은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 등에서 4성 호텔로 분류되기도 한다. / 익스피디아 앱

뿐만 아니라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은 앱에서 동일한 상품을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있는 점과 호텔 등급을 임의로 평가 및 표기해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에서 특정 지역의 숙소를 검색할 때 이미 최상단에 노출이 됐던 호텔이지만, 스크롤을 올리다보면 똑같은 호텔이 2∼3회 이상 재차 표기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유료로 비용을 지불받고 여러번 노출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호텔 등급 표기도 제멋대로다. 수도권 호텔들 중 서울드래곤시티의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 인천 송도의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고양시 킨텍스 인근의 소노캄 고양 3개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관광호텔등급평가에서 5성을 획득해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호텔이다.

그러나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 앱에서는 이 3개 호텔을 ‘4성 호텔’로 분류하고 있다. 4성과 5성 호텔은 서비스와 부대시설 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으며 등급심사 기준도 다르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고 호텔들에 대해 임의로 등급을 평가하고 있다. 또 4성 호텔인 글래드 마포는 3성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오히려 국내에서 등급평가를 받지 않은 0성 호텔이나 4성 호텔을 임의로 5성 호텔로 표기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A플랫폼들은 각자 자신들만의 자체 호텔 평가 기준을 별도로 정해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피터 컨 익스피디아 그룹 CEO는 “같은 호텔이 여러번 보이는 것은 유료 광고로 이해하면 된다”며 “호텔 등급 표기에 대해서는 소비자 리뷰 등 고객 평가를 반영해 분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의 점유율 상승 전략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에서 최상의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최고의 상품 공급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내년에 도입 예정인 통합 리워드 프로그램 원키는 당초 올해 국내 앱에 적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스템 등의 문제로 인해 한국 도입 시기가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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