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1월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1월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개혁신당이 당 공천관리위원장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했다. 진영을 넘나들며 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이 오는 4월 총선 국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개혁신당은 보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김 위원장의 ‘정치적 이력’이 개혁신당이 추구해 온 ‘개혁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부정적 평가도 새어 나온다.

◇ 김종인 등판 효과 글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을 당 공관위원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정무적 감각이 탁월하시고 정책적인 능력 또한 매우 뛰어나신 분”이라며 “총선 체제를 빠르게 도입해 국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결별 전부터 김 위원장 영입에 적극 힘을 실어 왔다. 여러 정파가 모인 상황에서 모두가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가장 부합한 인물이라는 이유였다.

당의 구애에도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김 위원장은 계속되는 접촉 끝에 마음을 열었다. 이 대표는 “한 일주일 정도 저희와 활발하게 소통을 하신 건 사실”이라며 “그 과정에서 여러 걱정되는 지점을 저희에게 말씀해 주셨고 그 부분에 대해 저희가 만족스러운 답을 드린 것 같다”고 했다.

개혁신당은 김 위원장을 필두로 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의지가 다분하다. 출범 당시 기대와는 달리 이렇다 할 영향력 보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새로운미래와 결별 이후 침체된 동력을 되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은 복수의 여론조사에선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 조응천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통합 결렬로 인해 조금 맥이 빠져있는데 김 위원장이 도와주시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2016년 총선과 2021년 재·보궐 선거에선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경제민주화’로 대표되는 정책적 능력과 과감한 인적 쇄신은 김 위원장의 장점으로 평가된다. 개혁신당이 김 위원장을 통해 기대하는 바도 이러한 대목이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항상 선거 승리를 이끌어 오셨다”며 “이기는 공천을 하기 위한 방법을 알고 계시다”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개혁신당의 기대와는 달리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 효과를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선거 기술자’라고 불릴 만큼 선거 국면에서의 능력이 탁월하다고는 하지만, 김 위원장이 보여온 정치적 행보가 참신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 때문이다.

새로운미래가 개혁신당과 갈라지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원인’으로 지목된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탈당 과정에서 “공천권 전권을 김 위원장에게 주고 이낙연 대표는 지워버리는 게 개혁신당의 기본적 목적”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분은 언제나 모든 선거에 등장한다”며 “특이한 점은 매번 편이 바뀐다”고 평가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개혁신당이라면 개혁다운 모습이어야 하지만, 김 위원장은 그와 맞지 않는 이미지”라며 “오히려 부정적인 인상을 더 많이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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