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는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신촌캠퍼스에서 ‘AI시대, ICT가 가야 할 길’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조수원 투아트 대표, 권남훈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 조신 연세대학교 객원교수(사회자),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백용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입체통신연구소장, 안현철 국민대학교 경영정보학부 교수 등이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 조윤찬 기자
5일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는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신촌캠퍼스에서 ‘AI시대, ICT가 가야 할 길’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조수원 투아트 대표, 권남훈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 조신 연세대학교 객원교수(사회자),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백용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입체통신연구소장, 안현철 국민대학교 경영정보학부 교수 등이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 조윤찬 기자

시사위크|신촌=조윤찬 기자  최근 통신3사(SKT, KT, LGU+)는 자체 AI 모델을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는 등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AI는 차세대 이동통신 6G 서비스에 필수 요소다. 과거 아이폰의 등장으로 ICT(정보통신기술) 혁신이 일어났듯이 UAM(도심항공교통) 등 새로운 디바이스의 등장이 통신사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AI 산업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AI 산업 뛰어든 통신사… SKT “AI 강국 견인할 것”

5일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는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신촌캠퍼스에서 ‘AI시대, ICT가 가야 할 길’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바른ICT연구소는 연세대학교와 SKT가 공동으로 설립한 융합ICT 연구소다.

이날 유영상 SKT 대표이사는 토론회 축사에서 ‘글로벌 AI 컴퍼니’가 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유 대표는 “SKT는 1996년 세계 최초 2G CDMA를 상용화하고 지속해서 글로벌 이동통신 산업 발전을 선도했다”며 “전기가 20세기의 경제와 일상을 통째로 바꾼 것처럼 AI는 21세기를 혁신할 것으로 본다. SKT는 AI 강국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새로운 사명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를 어떻게 설계하고, 활용하고, 관리할 것인지가 문제된다”며 “연세대와 함께 ICT 선용을 확산하고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SKT는 AI 투자 비중을 33%로 확대해 2028년에는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SKT A.(에이닷), KT ‘믿음’(Mi:dm), LG유플러스 ‘익시’ 등 통신사들은 자체 AI를 확보하고 고도화하는 중이다. 통신사들은 AICC(AI 콜센터) 등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AI는 전력 소모가 커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이에 최근 데이터센터 서버를 냉각유에 담가 온도를 관리하는 냉각 시스템이 인기를 얻고 있다.

통신사는 UAM이라는 새로운 다바이스를 주목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세계 모바일 산업 박람회 ‘MWC 2024’에서 AI를 적용한 UAM 교통관리시스템을 선보였다. 최적의 운항 경로를 찾는 데에 가상 시뮬레이션 기술인 ‘디지털 트윈’이 활용됐다. 이외의 6G 서비스인 자율주행차 등에서도 AI의 역할이 있다.

◇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 적극적 방어전략 필요

토론회 발표자로 나선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은 통신시장 경쟁구조 개선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AI 일상화를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I 일상화 확산(법·제도 마련) △혁신 AI 인프라 고도화(민간 중신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AI 규범 및 AI·데이터 협력) △지역·중소기업·정부 AI 활용 촉진 등의 AI 정책 방향을 전했다.

김경만 국장은 “인공지능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인류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짚어봐야 하는 시점이 왔다”며 “앞으로 글로벌 공통 규범을 만들어야 해 통신 정책이 어려워진다. 한국이 먼저 표준을 갖거나 글로벌 영향력이 큰 기업이 등장해서 규범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제뿐만 아니라 진흥도 잘하겠다”고 말했다.

권남훈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발표에서 이미 하는 일을 더 잘하게 보조해주는 ‘커넥티드 퍼스널 디바이스’를 통신이 제공할 때 아이폰이 등장했을 당시의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 챗GPT 등으로 AI가 확산하는 가운데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돈을 버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교수는 AI 확산에 장애가 되는 배터리, 에너지 등의 문제를 해소해 국내에서도 제2의 엔비디아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오픈AI나 구글과 대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에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며 “그 업체들과 대놓고 경쟁하지 않더라도 뒤처지지 않는 등 적극적인 형태의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통신사에게 AI가 삶을 변화시키는 데 조력자 역할을 해달라고 제안했다.

◇ 전문가들, 민간 AI 협력 위한 제도개선 요구

이날 토론회에선 중소기업이 AI 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 모델 고도화를 위해 대규모의 학습용 데이터셋이 필요하다”며 “양질의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것에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국내 기업간 데이터 협력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언 선임연구원은 “헬스케어, 제약 등의 부문에서 민간 데이터를 활용하는 제약이 있다.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 문제에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권남훈 교수는 “보통 정부 주도로 공동으로 뭔가를 할 때는 의미 없는 것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 주도 방식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협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들이 협력하는 것을 카르텔이라고 판단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수원 투아트 대표는 AI 기술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의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아트는 시각 장애인 보조 서비스 ‘설리번’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변 사물을 촬영하고 있으면 SKT의 AI 아리아가 탑재된 설리번이 어떤 사물인지 분석해 시각장애인에게 음성으로 안내한다.

조수원 대표는 “빅테크의 새로운 기술에 소외되는 사람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아트는 전세계의 시각장애인을 위해 설리번 서비스를 하고 있다. ESG도 신경 쓰면서 AI의 효용과 가치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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