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SKT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T타워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추진 중인 ‘AI 피라미드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 SKT
26일 SKT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T타워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추진 중인 ‘AI 피라미드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 SKT

시사위크|을지로=조윤찬 기자  통신3사(SKT, KT, LGU+)가 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AI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T는 이날 주총에서 구글, 오픈AI, 앤트로픽 등 글로벌 AI 기업과 주요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KT는 글로벌 기업의 LLM(거대언어모델)을 다루려면 자체 AI 역량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해 관심이 쏠린다.

◇ “에이닷, PAA로 고도화할 것”

26일 SKT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T타워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추진 중인 ‘AI 피라미드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SKT가 AI 사업 설명에 시간을 쏟으면서 주총은 1시간이 지나 폐회했다.

이날 주총에선 △유영상 대표 재선임 △2023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해 ‘AI 컴퍼니’ 비전을 발표하고 실적을 개선하는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됐다.

지난해 발표된 SKT의 AI 피라미드는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등 3대 영역으로 이뤄졌다.

AI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중요해진다. SKT는 먼저 ‘AI 인프라’ 영역에서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용량을 기존의 두 배인 200MW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SK하이닉스와 사피온의 AI 반도체 △SK엔무브의 액체냉각 솔루션 △SKT-SKB의 DCIM AI(장애 감지 및 전력 효율) 등의 역량을 솔루션 패키자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SKT는 지난달 도이치텔레콤, 이앤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결성했다. SKT는 이들과 통신산업 특화 AI거대언어모델(텔코 LLM)을 공동 개발하는 중이다.

텔코 LLM은 GTAA 기업들을 중심으로 연내 상용화를 추진하고 이후 자회사 및 협력사로 확대된다. 텔코 LLM에 대해 유 대표는 “통신 전문 용어나 업무를 이해하고 고객의 의도를 감지하면서 비즈니스 수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AIX’는 엔터프라이즈의 핵심 사업에 AI를 적용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SKT를 비롯해 KT, LG유플러스는 AI를 활용해 UAM(도심항공교통)의 교통관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유 대표는 “올해는 국내 최초로 실제 기체를 도입함으로써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UAM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AI 서비스 영역에서는 SKT의 에이닷(A.)을 PAA(Personal AI Assistant)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 소개됐다. 유 대표는 “글로벌 PAA를 개발해 GTAA 회원사의 공통 플랫폼으로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구독형 형태로 제공될 PAA는 GTAA 회원사들의 수익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SKT, 구글·오픈AI·앤트로픽과 제휴 추진

SKT는 지난달 도이치텔레콤, 이앤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결성했다. 사진은 유영상 SKT 대표가 올해 경영방향을 설명하는 모습. / 조윤찬 기자
SKT는 지난달 도이치텔레콤, 이앤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결성했다. 사진은 유영상 SKT 대표가 올해 경영방향을 설명하는 모습. / 조윤찬 기자

AI 사업이 규모의 경제와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일정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표는 “AI 사업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며 “AI를 통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축적된 자원을 다시 AI 투자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KT는 지난해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1,300억원 규모의 적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AI 투자 관련 주주의 질문에 유 대표는 “SKT만의 힘으로는 글로벌 기업과 제휴를 맺기 힘든 경우가 있다”며 “앤트로픽 투자, GTAA 등을 통해 구글, 오픈 AI, 앤트로픽 등 세계 3대 AI 강자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를 선도하는 글로벌 3대 기업들은 인간과 유사한 지능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AGI(인공일반지능) 개발에 나서는 상태다. 유 대표는 “에이닷 엑스 LLM을 안 만들 수는 없다”며 “자체 LLM을 만들면 다른 회사 LLM을 컨트롤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 현재 아이폰 통화녹음에서 에이닷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는 AI 기반 마음관리 플랫폼 ‘답다’ 가입자가 2만명을 넘었다는 성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앱마켓에 출시된 ‘답다’는 고객이 일기를 작성하면 AI 상담사가 분석해 답장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자체 개발 AI ‘익시’를 활용해 ‘답다’의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21일 주총에서 “올해 기업 부문 전체 사업 방향은 AI를 기반으로 DX(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솔루션 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이 올해 가장 큰 과제가 된다”고도 말했다.

KT도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MWC2024’ 행사에서 ‘AICT 컴퍼니’ 전환을 선언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더한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B2B·B2G·B2C 시장을 공략할 것을 밝혔다.

한편 이날 SKT 주총에서 통과된 정관변경 안건에는 주주의 배당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해 배당기준일을 배당 결정일 이후로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정관변경으로 투자자는 주총에서 배당금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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