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인적쇄신 작업’이 삐거덕거리고 있다. / 뉴시스
카카오의 ‘인적쇄신 작업’이 삐거덕거리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의 ‘인적쇄신 작업’이 삐거덕거리고 있다. 경영 신뢰 회복을 위한 인적 쇄신을 약속했으나 신규 경영진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급기야 준법과신뢰위원회가 신규 경영진 인사 논란에 대한 개선 방안 수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 준신위, 경영진 선임 논란 관련 평판 리스크 해소 요구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는 카카오의 신규 경영진 선임 논란과 관련해 개선방안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우선 준신위는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또 앞으로 유사 평판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준신위 측은 “이번 권고는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회복' 세 가지 의제에 대한 이행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시한 지난 2월 20일에 이은 두 번째 권고”라며 “카카오의 새 리더십이 사회의 눈높이에 맞춰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점검하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카카오의 신규 경영진 선임 논란과 관련해 개선방안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 뉴시스

준신위는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신뢰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다. 카카오그룹이 지난해 각종 불미스런 사건과 이슈로 경영 신뢰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카카오그룹의 준법 시스템 확립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했다.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선임한 뒤 지난해 12월 공식 출범한 바 있다. 

준신위의 이번 권고는 최근 경영진 인사 논란에 대한 경고장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최근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비롯해 여러 경영진 인사를 놓고 잡음에 휩싸인 상황이다. 특히 CTO 내정 인사를 둘러싸고 파열음이 거세다. 

최근 카카오는 신임 CTO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내정했다. 정규돈 내정자는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술그룹 총괄과 카카오 플랫폼기술 총괄을 거쳐 2016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카카오뱅크 CTO를 지낸 인사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견인한 인사로 평가받지만 논란거리도 품고 있다. 바로 ‘스톡옵션’ 먹튀 논란 당사자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2021년 8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보유 주식을 매도, 70억원의 가량의 평가차익을 챙겼다. 이 같은 주식매도 행위는 같은 해 12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스톡옵션 행사 논란과 함께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 ‘먹튀’ 논란 CTO 인사 제동 걸리나 

카카오 주요 계열사 임원진들의 스톡옵션 논란은 자본시장 참여자 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의 공분을 샀던 이슈다. 책임감을 보여야 할 임원진이 이익 챙기기에 급급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톡옵션 논란은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구심을 키운 단초가 된 사건이다. 

이러한 논란에 연루됐던 인물이 CTO로 내정되자 내부에선 인적 쇄신 기조와 배치되는 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의 연임까지 추진되면서 안팎에선 ‘회전문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신원근 대표는 과거 카카오페이 직후 스톡옵션을 행사해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류긍선 대표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라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와의 수수료 갈등, 콜 몰아주기 의혹, 분식회계 의혹 등 각종 악재에 휘말려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해온 금융당국은 류 대표에 대해 해임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류 대표의 연임안을 주총에 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카카오의 인적쇄신의 진정성은 의심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고 “창업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 완전히 책임을 지고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선언했다. 이어 “오늘날 사회가 카카오에 요구하는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책임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현재 경영 전면에 복귀해 경영 쇄신 작업을 진두지휘 중이다. 최근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와 함께 대대적인 인적쇄신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진 인사 잡음이 이어지면서 쇄신 의지는 도마에 오른 모습이다. 여기에 준신위까지 인사 문제에 제동을 걸고 나서 그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신아 대표 내정자의 어깨도 무거울 전망이다. 정 내정자는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등을 거쳐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인사 잡음으로 취임 전부터 그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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