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출근길 약식회견을 시작했다. 이를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이라고 한다. 단어 뜻 그대로 취재진이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대통령이 들어오면 현안에 대한 간단한 소회와 질답을 나누는 형태다. 대통령이 자신의 견해를 솔직히 밝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대통령의 정무적인 부담이 크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아침마다 취재진 앞에 선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기사를 읽다보면 '대통령은 오늘 아침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대통령의 발언을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해, 또 대통령이 아침에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독자들에게 좀더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굿모닝 프레지던트'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핵무장론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 “국내와 미국 조야의 확장억제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걸 잘 경청하고, 그리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 관련 질의에 이같이 말하며 “안보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뭘 확인하거나 명시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 11일 관련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현재 이렇다 저렇다 하고 공개적으로 입장 표명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들을 잘 경청하고 또 따져보고 있다”고 답한 것과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이틀 사이 여권에서는 북핵 위협에 ‘전술핵 재배치’, ‘실질적 핵공유’ 등 다양한 핵무장론이 거론됐다. 북한에 강대강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전술핵 재배치는 무엇이며, 실질적 핵공유는 무슨 뜻일까. 

전술핵은 ‘전략핵’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전략적으로 사용되는 핵무기는 위력이 강한 만큼 사용이 제한되므로, 항공·미사일 등에 장착하는 소형핵무기를 ‘전술핵’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1950년대 냉전이 한창인 시절, 미국에서 들여온 다양한 전술핵을 배치했다. 미국은 북한의 침략과 중국의 참전 가능성까지 대비하기 위해 한때는 최대 900여기에 달하는 다양한 전술핵을 배치했다. 

그러나 1970년 미 국방부는 우발적 핵전쟁을 방지하고자 했고, 전술핵은 점차 줄어들었다. 이후 1991년 북한의 핵개발을 중지시키기 위한 취지로 전술핵을 모두 철수했다. 당시 남북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등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는 미국의 세계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2009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폐기를 선언했다. 

전술핵 재배치는 1991년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자는 의미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물론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파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한국이 미국 전술핵을 공유하는 수준으로 확장억제(핵우산)를 강화하자고 미측에 요청했다는 ‘조선일보’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실질적 핵공유’는 여기서 나온 개념으로, 미국의 전술핵 전력을 상시 공유한다는 뜻이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핵무기를 탑재한 미 항공모함 전단이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 해역에 상시 순환 배치하는 방안 등을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한다. 앞서 대선 시기에 언급된 ‘나토식 핵공유’는 괌 미군기지에 핵을 배치하고 유사시에 공유하자는 개념이었는데, 이는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모두 전술핵 배치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는 “경청하고 있다”는 발언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NCND’(neither confirm nor deny·시인도 부인도 않는)를 견지하며 ‘전술핵 재배치’, ‘핵무장’, ‘실질적 핵공유’ 등을 공론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핵무장과 관련해 여지를 남겼다는 해석이 제기된 것이다. 

다음은 윤 대통령의 약식회견 전문이다. 

2022년 10월 13일 오전 8시 50분
장소 : 용산 대통령실 청사 로비

<모두발언> 

뭐 궁금한거 있으세요? (기자들 웃음) 

미 연준의 잇따른 금리 인상에 따라서 우리 기준금리도 0.5p 상향 조정이 됐습니다. 지금 많은 국민들께서, 또 기업인들이 이런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실물경제 불확실성에 대해서 우려를 하고 계시는 것이 사실입니다. 위기는 과장돼도 안되고, 방치돼서도 안됩니다. 늘 거기에 알맞는 파악과 관리가 필요하고. 정부가 실물경제를 아주 탄탄하게 관리해 나가고, 그리고 우리 보유 외환을 불필요한데 나가지 않도록 잘 관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경제장관회의가 그런 차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실물경제 추친전략과 점검회의를 대통령이 주재해서 직접 자주 해나갈 생각입니다. 

그래서 국민들께서는 위기라고 하는 일은, 분위기에 의해서 너무 위축되지 마시고, 필요한 지출행위나 소비행위 또 기업에서 필요한 투자행위는 좀 위축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금리인상에 따라서 주택담보부 채무자라든지 채무기업이나 가계 채무자들의 어떤 재무적인 고통이 또 늘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도 이분들이 부실화되거나 도산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적절한 신용정책을 잘 만들어서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질의응답>

Q. 전술핵 재배치 관련해서 여지를 남기셨다는 얘기 나오는데, 미국과 공조가 필요한 사안인데 실현가능성 어느정도 보시는지?

A. 그건 어젠가 그저께 말씀드렸죠? 그걸 가지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한남동 관저 입주는 언제쯤 하실건지?

A. 그건 뭐 중요한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이제 어느정도, 안전 장치 다 된거 같아서 차차 이사준비를 해야되는데 워낙 지금 바쁘고 해서.

Q. 오늘 조간에 미국의 실질적인 핵공유 요청을 하셨다는 이런 내용도 있었는데.

A. 제가 엊그제 말씀드린대로 지금 국내와 미국 조야의 확장억제와 관련된 다양한 그 의견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걸 잘 경청하고, 그리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습니다. 안보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뭘 확인하거나 명시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좀 양해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자 수고들 하십쇼. 

 

근거자료 및 출처
 

- 尹정부, 미국에 ‘실질적 핵 공유’ 요청했다/조선일보, 10월 13일 

https://www.chosun.com/politics/diplomacy-defense/2022/10/13/5IJVYKDGXBBY5MPJVD5OPC3Z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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