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출근길 약식회견을 시작했다. 이를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이라고 한다. 단어 뜻 그대로 취재진이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대통령이 들어오면 현안에 대한 간단한 소회와 질답을 나누는 형태다. 대통령이 자신의 견해를 솔직히 밝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대통령의 정무적인 부담이 크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아침마다 취재진 앞에 선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기사를 읽다보면 '대통령은 오늘 아침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대통령의 발언을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해, 또 대통령이 아침에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독자들에게 좀더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굿모닝 프레지던트'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주말 동안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불편과 손해를 입었다. 카카오그룹은 민간 기업이지만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국민 생활과 깊이 연관돼 있다. 그래서인지 정치권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 재발 방지 조치와 독과점으로 인한 시장 왜곡에는 국가가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말은 카카오를 쓰시는 대부분의 국민들께서 카카오 통신망·서비스 중단으로 많이 힘드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민간 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국가 기반 통신망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회에서도 (카카오 먹통 사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필요한 제도를 잘 정비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보고 체계와 국민에 대해 안내하는 것, 신속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가 주말에 과기부 장관보고 직접 상황을 챙기고 정부가 예방과 사고 후 조치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검토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와 잘 논의해서 이 부분들 향후에 국민들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카카오 서비스와 관련해서 일각에서 독점 구조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저는 기업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자율시장경제 사고를 갖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공정한 경쟁 시스템에 대해 자원과 소득이 합리적으로 배분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이것이 국가의 어떤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당연히 국가가 제도적으로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그룹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시민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번 사태와 같은 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정부에서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 셈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전날 이에 대해 “국민에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에 자유에 준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는 많이 지속돼 왔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윤 대통령이 좀 더 진전된 입장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 대통령은 주말인 전날(16일)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에 원인 파악은 물론 ‘트원 데이터센터’ 설치 등을 포함한 사고 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시 보고, 조치 제도 마련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 실장 중심의 상황실을 장관 주재로 격상해 지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일어나면서 카카오, 네이버 등 대국민 플랫폼 서비스가 하루 가까이 마비됐다. 특히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은 메시지 전송, 수신 등 모든 기능이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업무에 차질을 빚은 직장인이 많았다. 카카오T,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카카오증권 등도 서비스되지 않으면서 생업에 피해를 본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카카오 서비스는 아직도 일부 기능만 복구됐을 뿐이다. 서비스 복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은 데이터센터에 전원 공급이 지연되면서 일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국가적 재난’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긴 한가’ ‘비용 줄이느라 백업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고, 대통령실과 정부 역시 대응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윤 대통령 출근길 도어스테핑 전문이다. 

2022년 10월 17일 오전 8시 54분
장소 : 용산 대통령실 청사 로비

<모두발언>

월요일에는 많이 나오시네. (기자들 웃음) 주말 잘 쉬셨습니까. 이번 주말은 아마 카카오를 쓰시는 우리 대부분의 국민들께서 그 카카오 통신망 중단으로 인해서 서비스 중단으로 많이 힘드셨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게 뭐 민간 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사실상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국가 기반 통신망과 다름이 없는 것이고, 지금 국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여기에 필요한 제도를 잘 정비해서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보고 체계와 국민들에 대해서 안내하는 것, 그리고 신속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일단은 제가 주말에 과기부 장관보고 직접 상황을 챙기고 정부가 예방과 사고 후 조치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되는지 검토를 시켰습니다. 네 국회와 잘 논의해서 이 부분들 향후에 국민들 불편없도록 하겠습니다. 

<질의응답>

Q. 카카오가 현재 메신저라든지 아니면 택시라든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상당하지 않습니까. 일부에선 독점 얘기도 나오는데 이런 구조 자체가 개입이나 개선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A. 그렇습니다. 저는 기업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자유시장경제 사고를 갖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시장자체가 공정한 경쟁 시스템에 의해서 자원과 이 소득이 합리적으로 배분이 된다고 하는 그런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요. 만약에 독점이나 심한 과점상태에서 (기침)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어떤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땐 저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제 그런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추가발언>

네. 그래요. 주말 잘 보내시고. (*인삿말 혼동한 듯) 오늘은(기자들 웃음) 국제 IOC 국가 그 올림픽위원회 행사가 있습니다. 여러분들 아시겠지만. 자기들이 행사를 하고 저녁 만찬은 각국의 IOC 위원, 저 집행위원들이 전부 오셔가지고 그분들하고 이제 이런 만찬을 진행하기로 돼 있고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당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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