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출근길 약식회견을 시작했다. 이를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이라고 한다. 단어 뜻 그대로 취재진이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대통령이 들어오면 현안에 대한 간단한 소회와 질답을 나누는 형태다. 대통령이 자신의 견해를 솔직히 밝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대통령의 정무적인 부담이 크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아침마다 취재진 앞에 선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기사를 읽다보면 '대통령은 오늘 아침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대통령의 발언을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해, 또 대통령이 아침에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독자들에게 좀더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굿모닝 프레지던트'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북한이 14일 새벽 동시다발적으로 군사 도발을 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해 “남북 9·19 협의(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 맞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 ‘북한이 오늘 방사포를 발사한 것은 9·19 군사합의를 명시적으로 깬 것인데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지금 저희도 하나하나 다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과 170여 발의 포병 사격을 감행했다. 여기에 전날 밤 10시 30분쯤부터 이날 자정 12시 20분쯤까지는 북한의 군용기 수 개가 전술조치선(TAL) 이남으로 비행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가 포착한 군용기 항적(항공경로)은 10여 개라고 한다. 

특히 북한이 이날 새벽 감행한 포병 사격은 동·서해에서 모두 이뤄졌다. 북한은 이날 오전 오전 1시 20분~25분쯤까지 황해도 마장동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30여발의 포병 사격을 했다. 오전 2시 57분쯤부터 3시 7분쯤까진 강원도 구읍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40여발의 포병 사격이 포착됐다. 북한이 사격한 포는 장사포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윤 대통령 뿐 아니라 합참은 북한의 방사포 사격을 9·19 군사합의 파기라고 규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들어 북한의 도발이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말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9·19 군사합의의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 

9·19 군사합의란 지난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남과 북이 일체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뤄졌다. 이에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해상 평화수역화 △교류협력과 접촉 왕래 활성화를 위한 군사적 보장대책 강구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강구 등 5개 분야에 대한 합의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중 첫 번째 분야인 ‘적대행위 중지’ 분야 중 두 번째 항목을 보면 ‘해상에서는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는 문구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즉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 수역, 동해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은 9·19 군사합의에서 정해둔 해상완충구역이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방사포를 쏜 구역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NLL 북방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부였다. 9·19 군사합의는 이 구역 내로 해상 사격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과 합참도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이같이 합참이 북한의 도발을 공식적으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선 두 건은 지난 2019년 11월 창린도 방어부대의 해안포 사격과 2020년 5월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총격 사건이다.

한편 이번 북한의 도발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고 수위다. 탄도미사일 발사, 포 사격, 군용기 비행 등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으니 말이다. 이에 여권에서는 9·19 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왔다. 북한의 도발에 정부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남북의 강대강 대치가 심화될 우려만 높아지고 있다. 

다음은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전문이다. 

2022년 10월 14일 오전 9시 1분
장소 : 용산 대통령실 청사 로비

<모두발언>

오늘 질문부터 먼저 한번 받아볼까요. (기자들 웃음)

뭐 북한이 또 어제도 오늘 새벽까지 공군력을 동원해가지고 소위 국가끼리 말하면 카디즈라고 할 수 있는 우리군에서 설정한 그 남방조치선을 넘어서 공군력으로 무력시위도 하고 뭐 순항 미사일에 탄도미사일에 좀 무차별 도발을 해오고 있는 거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여기에 대한 우려도 많이 있습니다마는 하여튼 정부는 출범 이후에 북의 이런 도발에 대해서 나름 빈틈없이 최선을 다해서 대비태세를 구축해 나가고 있고 그리고 이런 물리적인 도발에는 또 반드시 정치공세와 또 대남 적화통일을 위한 이런 사회적 심리 공세 이런 것들이 따르게 돼 있기 때문에 우리 국군 장병 안보 관계자를 비롯해서 국민 여러분께서 일치된 마음으로 확고한 이런 대적관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이런 헌법수호 정신을 확실하게 갖는 것이 안보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기자가 질문하려고 함) 맨날 하시는 분만 계속 하시네. 다른 분들은 뭐 질문 준비한 거 없어요?

<질의응답>

Q. 북한이 도발 수준을 더 높일 경우에는 선제 타격도 검토를 하시나요?

A. 뭐 그런 얘기를 하고 계세요. 그건 내가 이미 다 얘기한 거니까. 그리고 우리가 전통적으로 지금 준비해갖고 온 3축 체제라는 것이 언론에서는 굉장히 뭐 무기력해졌다 이런 평가도 하는데, 그건 우려가 반영된 거라고 보고. 3축 체계는 유효한 방어 체계입니다. 물론 세계 어느 나라도 적이 먼저 선제 공격을 할 때 그걸 완벽하게 사전에 대응하거나 100% 요격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공격한다면 맞을 수밖에 없는 경우들이 많이 있죠. 그러나 이제 그거는 참혹한 결과를 각오하고 해야하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이런 대량 응징 보복이라고 하는 3축 체계의 마지막 단계도 사전에 전쟁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상당한 심리적, 사회적 억제 수단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 순항 미사일에 대해서 어제부터 언론의 우려가 많이 있습니다마는 저희 그 NSC에서는 순항 미사일을 쏜 경우에는 발표 자체를 안 합니다. 왜냐면 안보리에서도 사실은 순항 미사일까지 대북 제재를 해야 되는데 탄도만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순항 미사일은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그 대신 이제 저고도로 비행을 하다 보니까 감시 정찰에서 적발될 가능성이 적다 이렇게 하지만, 우리 방어체계로서 우리 레이다 망으로서 얼마든지 적발을 하고 또 비행기 정도의 느린 속도이기 때문에 요격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서 저희는 뭐 순항 미사일에 대해서는 탄도보다는, 물론 그것도 위협적이기는 합니다마는 탄도 미사일에 비해서는 그래도 그 어떤 뭐라고 그럴까 위협과 그 위험성이 조금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북한이 오늘 방사포를 발사한 것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명시적으로 깬 겁니다. (네 위반입니다) 여기에서 어떻게 보시나요.

A. 지금 하나하나 저희도 다 검토하고 있습니다. 네. 남북 9.19 협의 위반인 건 맞습니다.

Q. 김문수 노사정(경사노위) 위원장 임명 하셨는데요. 연일 강성 발언을 내뱉고 있고 노사정 대타협을 어떻게 실현하기에는 조금 너무 강성 발언이 많은 것 아니냐, 너무 강성인 거 아니냐라는 지적이 있는데요. 그거에 대해서 인선 배경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A. 김문수 전 지사는 노동 현장을 잘 아는 분입니다. 제도나 이론에 대해서 해박하신 분도 많이 있습니다마는 그 분은 70년대말 80년대에 실제로 우리 노동 현장을 뛴 분이기 때문에 진영에 관계없이 많은 노동 운동가들과 또 이런 그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고 현장을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다른 거 뭐 고려하지 않고 현장을 가장 잘 안다고 판단해서 인선을 하게 됐습니다.

Q. 어제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내용 보고 받았는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A. 아 저는 그 바빠가지고 (웃음) 서해 공무원 그 감사원 발표를 뭐 중간 발표를 한다고 그랬나 이런 보도는 제가 봤는데 기사나 뭐 이런 것들을 좀 꼼꼼하게 챙겨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뭐 그 결과가 언론에 이렇게 자막으로 나오는거는 봤습니다마는 한번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제 금요일인데 주말 잘 보내십쇼. 

 

 

근거자료 및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9·19 군사합의

www.korea.kr/special/policyCurationView.do?newsId=148865808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