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 설문조사] “당신, 잘 지내요?”2030세대 청년 213명 대상 SNS 설문 실시
청년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혁명의 상징이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투사의 길을 걸었고, 군사정권에선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다. 국난 앞에서 주저하지 않았던 헌신이 오늘을 만들었다. 이제 나라 잃은 설움도, 국가 권력의 횡포도 없다. 국민 승리의 시대다. 하지만 청년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설 곳이 없다. 현실의 높은 장벽에 부딪혔다. 이들은 말한다. “청년이 위기다.” 이들이 묻는다. “청년을 구할 방법은 없는가.” 이들의 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역할이 아닐까. [편집자주] |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안부를 묻기 어려운 시대다. 청년들에게 안부는 취업과 결혼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도리어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실제 20~30대의 미혼 남녀 상당수는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시사위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불안하다(32.0%)’ ‘무료하다(24.4%)’ ‘우울하다(13.1%)’ ‘화난다(2.8%)’고 응답한 청년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3.8%가 자신의 심리에 대한 원인으로 ‘취업/재취업 문제’를 꼽았다. ‘결혼 문제(11.7%)’는 그 다음이다.
◇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도 힘들다
본인 스스로 ‘행복하다(23.5%)’고 말할 수 있는 청년은 드물었다. 응답자 10명 중 2명꼴에 불과했다. 이는 무료함을 털어놓은 청년의 수치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동일 응답(0.9%p)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이은영 한국여론연구소장은 “청년들의 심리가 불안한 기조 하에 양가감정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가감정은 서로 반대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를 말한다. 한 응답자의 말처럼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랄까.
설문조사는 지난 14일부터 28일까지 총 15일 동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뤄졌다. 지역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으로 한정했다. 응답자는 남성 74명(학생 및 취준생 20명/재직자 54명), 여성 139명(학생 및 취준생 33명/재직자 106명)으로 총 213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학생(재학·휴학) 및 취준생보다 재직자의 응답률이 3배 높게 나왔다. 따라서 조사 결과는 상대적으로 재직자의 현황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구직자에 속하는 학생 및 취준생의 불안감(59.1%)은 무료함(18.2%)을 월등히 앞섰다. 반면 재직자는 무료함(37.0%)과 불안감(35.3%)이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고민은 같았다. 취업에 성공한 청년 역시 재취업을 원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기타(37.7%)’ 항목에 분류된 답변이다.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금전 문제로 불안하고 우울했다. 특히 재직 중인 청년들은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토로했다. 부당한 처우, 능력 이상을 요구하는 상사, 업무에서 오는 회의감 등이다.
이에 대해 다수의 청년들은 ‘나의 잘못(22.2%)’보다 ‘사회 구조적 문제(58.0%)’를 탓했다. 이은영 한국여론연구소장은 “나의 문제로 귀속시키게 될 경우 자신이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 있다”면서 “결국 사회 구조 개선으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시각은 청년들의 낮은 자존감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노력으로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체념”의 결과이기도 했다. 일부 청년들은 ‘세계적 현상(5.6%)’과 ‘정책 실패(3.1%)’를 꼬집었다.
◇ 빨간불 켜진 청년들의 심리 상태
청년들의 자가진단 결과는 ‘무기력증(41.4%)’과 ‘불안장애(37.6%)’가 많았다. 자신을 ‘우울증(6.2%)’ 또는 ‘대인기피증(3.7%)’으로 판단한 청년도 있었다. 사람들과 만남을 갖는 것조차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심리상태에 적신호가 켜진 청년들의 수치가 상당했다. 응답자 중 당장 ‘조치가 필요하다(8.6%)’거나 ‘위험하다(15.4%)’고 알린 청년만 24%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청년은 무려 43.8%에 달했다. 나머지 32.1%의 청년들은 ‘아직 괜찮다’고 응답했다. 이은영 한국여론연구소장은 “청년들의 밑바닥 정서인 체념부터 씻어낼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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