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1분기 부진과 리스크를 딛고 하반기 반등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LG화학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자동차 배터리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화학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락한 실적과 함께 SK이노베이션과의 법적공방, 전자담배 탑재 배터리 폭발 사고 등 상황이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LG화학이 리스크를 넘어 하반기 반등에 성공할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 실적부진에 소송전, 전자담배 배터리 폭발사고까지… ‘꼬인다 꼬여’

올해 시작은 좋지 않았다. LG화학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실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753억원과 순이익 2,1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62% 가량 줄어든 실적이다.

올해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다. 금융데이터 전문 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2분기,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4,572억원, 5,800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35%, 4% 줄어든 전망치다.

설상가상 악재까지 잇따르고 있다.

우선 업계를 떠들하게 만든,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이 골치를 아프게 하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2년간 자사의 전자사업본부 핵심 인력 76명을 빼돌렸다는 이유로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SK이노비에션은 LG화학 인력을 개별 접촉해 채용한 적이 없고, 공개채용에 지원한 후보자들 중에서만 채용했다며 즉각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반박을 넘어 맞불을 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일 LG화학의 소송제기로 유·무형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1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도 ‘근거없는 발목잡기’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여기에 배터리 폭발사고가 겹쳤다. LG화학이 제조한 배터리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폭발해 시민이 얼굴에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것.

지난 4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3월 자택에서 충전한 배터리를 전자담배 기기에 장착하고 가열 버튼을 누르는 순간 전자담배가 배터리가 폭발해 큰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코 오른쪽 연골이 드러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고, LG화학 측에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측은 문제가 된 배터리를 전자담배 제조업체에 판매하지 않았으며 불법적으로 유통된 배터리가 제조업체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조는 했지만, 업체 측에 납품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LG화학은 지난해 2월과 5월 미국에서 전자담배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로 피소된 사례가 있어 전자담배 배터리 안전 문제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ESS 불확실성 해소·자동차 배터리로 반등 노린다

다만 2017년 8월을 시작으로 총 23건의 사고를 낸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 배터리 셀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으로 결론나면서 ‘ESS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된 점은 희망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일 ESS 사고원인에 대해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주의·보호체계 미흡 등 4가지 요인이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이 지목되면서 배터리 업계의 불확실성이 지속됐다. 실제 정부가 지난해 12월 조사를 시작한 후 국내 ESS 신규 설치 발주가 전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부 발표로 ESS 신규 발주와 수주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ESS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LG화학은 자동차 배터리 부분 역량 집중으로 반등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LG화학은 자동차 전지 사업에서 3세대 전기차(500km 이상)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말 기준 LG화학의 전치가 배터리 수주 잔액은 110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지난 13일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공급 구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지속 성장을 위한 R&D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R&D 분야에 1조원을 투자했고, 매년 투자 규모를 10%씩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지 부문 가치가 기존 대비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ESS 매출 회복 및 배터리 흑자 전환에 따른 이익 급증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 유가 변동성 확대 등으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며 “석유화학 부문 실적 부진을 감안하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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