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디에프가 제주도 시내면세점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롯데, 신라와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부터 면세사업을 시작한 서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 네이버 지도
신세계디에프가 제주도 시내면세점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롯데, 신라와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부터 면세사업을 시작한 서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재작년 강남에서 촉발된 대기업들의 면세점 삼파전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관광지 제주로 옮겨가고 있다. 롯데와 신라가 둥지를 틀고 있는 제주도에 신세계가 출사표를 던지며 ‘빅3’가 맞붙은 구도가 형성되는 것. 하지만 공식 진출을 선언한 신세계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빅매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 보인다.

◇ 강북·강남 입성 마친 신세계… 제주 ‘눈독’

2018년 현대백화점이 삼성역 무역센터에서 면세 사업을 시작하면서 막이 오른 강남의 ‘면세 삼국지’(롯데‧신세계‧현대)가 제주도에서 구현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과는 달리 제주에서 3파전을 펼치게 될 주역들에는 다소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롯데와 신라 그리고 신세계가 그 주인공들이다.

롯데와 신라가 2강 구도를 유지해온 제주에 신세계가 진입 채비를 하고 있다. 서울 명동과 강남에서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는 3번째 거점으로 제주를 점찍었다. 신세계그룹에서 면세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7일 제주 면세 사업 진출을 공식화 했다. 2016년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기 시작한 신세계는 2년 단위로 영업점을 늘려가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면세점에 제주에 깃발을 꽂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출발부터 잡음이 빚어지고 있어 오픈까지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 소재 한 교육재단이 지난해 말 제주시 연동의 호텔 부지에 면세점을 운영하겠다며 교통영향평가를 도에 신청했는데, 여기에 신세계가 얽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우회진출 논란이 불거졌다. 롯데와 신라 면세점보다 2배 이상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해당 호텔 부지에 신세계디에프가 근저당권자로 설정돼 있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신세계가 부정 여론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디에프의 설명대로 면세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분이 확실해 일각에서 제기한 우회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입국장 면세점 특허권 자격이 중소기업에만 주어진 것처럼 규모간 구별이 확실하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면세점은 부지 등 사전에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줘야 특허권을 노릴 수 있다”며 “서울과 달리 백화점이 없어 부지 등 제주 진출을 준비하는 중에 오해를 사게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가 신규 특허권을 따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대기업 면세점 추가 특허 발급에 대해 업계와 제주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5월경 관세청에서 신규 면세 특허권을 발급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제주도는 교통 혼잡을 우려해 추가 발급을 꺼리고 있다. 도는 지난해 초 기획재정부에 대기업 면세점 추가 특허 발급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했을 정도로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소상공인의 반발과 면세점에서 창출되는 경제 효과가 외부로 유출되는 경향이 강해 지역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 등이 깔려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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