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택배노동자들이 한진택배가 일방적으로 배송수수료를 인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울산 지역 택배노동자들이 한진택배가 일방적으로 배송수수료를 인하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경제·사회 전반에 큰 어려움이 닥친 가운데, 한진택배가 택배기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인하 논란에 휩싸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택배업계 역시 호황을 맞고 있는 시점이어서 논란이 더욱 거세다. 하지만 한진택배 측은 수수료 인하가 아닌 정상화라며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 코로나19로 택배물량 늘었다던데… 택배기사 임금은 줄어든다?

지난 23일, 민주노총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펼쳐든 현수막엔 “한진택배는 일방적 배송수수료 인하 중단하라” “코로나로 택배회사는 떼돈버는데, 노동자는 임금삭감?”이란 내용이 적혀있었다.

현수막 내용대로 이들은 한진택배의 일방적인 배송수수료 인하를 규탄했다. 한진택배 측이 오는 25일부터 울산 지역 택배노동자들의 배송수수료를 건당 50원씩 깎겠다고 통보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으니 이를 철회하라는 주장이었다.

현장 택배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배송수수료는 배송 건당으로 계산된다. 이들이 한 달에 소화하는 물량이 약 5,000~6000개인만큼, 건당 50원 인하는 월 수익이 25만원~30만원 가량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울산 지역에서 한진택배의 배송수수료 인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배송수수료 인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대리점도 어쩔 수 없이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택배노동자들의 이 같은 호소는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경제·사회가 큰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특히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쇼핑은 크게 감소한 반면, 온라인 쇼핑은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택배업계도 취급하는 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더욱이 배송수수료 인하 논란이 불거진 울산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하게 확산됐던 대구·경북 지역과 인접해있다. 울산 지역에서도 3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다. 다른 지역 못지않게 혼란을 겪으며, 온라인 쇼핑 및 택배 수요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으로 택배노동자들의 일손이 더욱 바빠진 가운데, 이들에게 지급되는 배송수수료가 깎인다는 호소는 더욱 큰 주목을 끌었다.

◇ 한진택배 “코로나19와 무관, 인하 아닌 정상화다”

하지만 한진택배 측은 배송수수료 인하가 아닌 정상화라고 강조하며 코로나19 사태와도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진택배 측은 “배송수수료는 한진택배가 택배기사들에게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니며 한진택배는 대리점과 계약을 맺는다. 다시 대리점이 택배기사들과 계약을 맺고 배송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엔 물량이 적고 인력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울산 지역 대리점 운영이 어려웠다. 이에 대리점이 택배기사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배송수수료 일부를 지원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후 회사의 대규모 투자와 노력으로 배송물량이 지난 2년간 30% 가량 증가했고, 인당 배송생산성도 나아졌다. 이에 각 대리점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수수료 지급 부분을 점차 정상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저희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 인력들의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 사안을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배송수수료 등의 문제는 언제든지 대화를 통해 상생방안을 마련해나가고자 하는 입장”이라며 “특히 울산지역은 올해 작업장 추가 확보, 물류기기 투입 등을 통해 작업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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