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이 실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게 됐다. /롯데케미칼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1분기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2분기부터 점차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대외 여건 악화로 고민이 깊을 것으로 점쳐진다. 

◇ 31분기 만에 적자 성적표… 코로나19에 대산공장 사고 악재     

화학업계가 줄줄이 올 1분기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얼어붙으면서 이익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8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2,978억원)와 비교해 적자로 전환한 실적이다. 롯데케미칼이 분기 실적으로 영업 적자를 낸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31분기만이다. 1분기 매출액은 3조2,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902억원으로 이 역시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이번 실적은 ‘통합 롯데케미칼’이 출범한 후 나온 첫 분기 실적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월 1일 100%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를 흡수 합병해 ‘통합 롯데케미칼’로 재출범한 바 있다. 통합법인은 김교현 사장을 필두로 각 사업 부문 대표가 기초소재와 첨단 소재를 책임지는 구조로 구성됐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부사장과 이영준 부사장이 각각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부문과 첨단소재 부문을 맡는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통합법인 출범을 계기로 새로운 재도약을 다짐했지만 1분기부터 실적은 신통치 못한 모습이다. 우선 기초사업 부문은 올 1분기 매출액 2조413억원, 영업손실 524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실적 부진엔 전반적인 수요 약세와 제품판가 하락, 대산공장 사고 영향 등이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수요 약세엔 코로나19의 여파가 작용했다. 아울러 대산공장의 경우, 지난 3월 4일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해외 자회사 설비 부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1분기 손익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소재사업은 매출액 8,087억원, 영업이익 41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초 전기·전자 등 주요 전방 산업의 수요가 견조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외에 말레이시아 소재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영업손실 695억원을 기록하며 낮은 수익성을 보였다. 미국 법인 LC USA는 영업이익 139억원을 시현했다.  

화학업계는 지난해부터 불황을 겪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와 석유화학 산업의 수급악화 등으로 업황에 찬바람이 불었다. 올해는 사정이 나아지는가 싶더니,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가 업계를 덮쳤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은 화재사고까지 터지면서 손실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실적 부진으로 경영진의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올해 저유가 기조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여러 대외 불확실성 요소가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과연 김 사장이 다음 분기에는 적자 굴욕을 만회하고 회사의 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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